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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0914, 1865, 4711
‘299-66’. 메모달력 26일자에 조그맣게 표기된 숫자다. 눈치 챈 사람도 있을 것이다. 1년 중 지나간 일수와 남은 일수다. 숫자는 한눈에 들어오고, 각인효과가 크다. 숫자 브랜드를 만들어 마케팅에 활용하는 사례가 많은 이유다.

‘0914’. 명품백 ODM (제조업자 개발방식) 업체 시몬느가 지난주 론칭한 브랜드다. 박은관 회장이 직접 작명했다. 부인과 연애 시절, 헤어졌다 우연히 다시 만난 날이다. 이미 품질은 검증됐고, 숫자 스토리텔링이 자체 브랜드에 날개를 달아줄 지 지켜볼 일이다.


‘1865’. 스토리텔링에 성공한 대표적 숫자 브랜드다. 칠레산 포도주인데, ‘국민 포도주’로 불릴 만큼 인기다. 1865는 생산업체 산 페드로의 설립연도다. 수입업체 금양이 스토리를 바꿔 입혔다. ‘골프 18홀을 65타로 끝내라’는 뜻이라고 마케팅한 것. 골프장을 중심으로 대박이 났다.

‘4711’. 독일 향수 브랜드다. 쾰른 4711번지에서 만들었다고 붙은 이름이다. 쾰른의 3대 명물(쾰른 성당, 쾰른 맥주, 4711)로 꼽히는 향수인데, 특이하게 ‘나폴레옹 향수’로도 불린다. 프랑스의 나폴레옹이 수십통으로 샤워를 했다는 설이 있을 정도로 애용했기 때문이다.

‘배스킨라빈스31’. 어바인 라빈스와 버튼 배스킨이 창업했다. 한달 동안 매일 새 아이스크림을 선보인다며 ‘31’을 붙였다. 그런데 라빈스의 아들 존 라빈스는 상속을 거부했다. 아이스크림 등 유제품과 축산물이 몸에 해롭다고 폭로하면서다. 그는 “내가 32번째 아이스크림을 만들어야 하느냐”며 환경운동가로 변신했다.

입자가 600개 들었다는 감기약 ‘콘택600’, 807번 실패하고 808번째에 성공했다는 숙취해소음료 ‘여명808’ 등도 성공사례다. 반면 한국코카콜라가 내놨던 성장발육음료 ‘187168’은 실패했다. 청소년들이 선호하는 키(남 187㎝, 여 168㎝)에 착안했다는데, 생뚱맞았다.

김필수 라이프스타일섹션 에디터

pils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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