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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경자 화백 작품 놓고 형제들간 문제…맏딸 홀로 장례 치른듯”
-천경자 화백 맏딸 이혜선씨 대리인 유 모씨, 본지와 전화통화서 밝혀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고 천경자 화백(1924-2015)에게는 4명의 자녀가 있다. 이철식 씨와의 사이에서 첫 딸 혜선씨와 남훈씨를, 김남중 씨와의 사이에서 정희 씨와 종우(2007년 작고) 씨를 뒀다.

혜선씨는 국내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의사가 보는 가운데 잠자는 것처럼 평안하게 돌아가셨다. 어머니 시신은 화장해 외부에 알리지 않은 채 극비리에 뉴욕의 한 성당에서 조용히 장례를 치렀다”고 말했다. 

혜선 씨의 국내 대리인으로 알려진 유 모씨는 헤럴드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동생들한테도 연락하지 않고 미국에서 혼자 조용히 (장례를) 치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유 씨는 천 화백 사망 시점으로 밝혀진 두달 전인 혜선씨와 함께 서울시립미술관(관장 김홍희) 내 수장고에 천 화백의 유골함을 들고 왔던 인물이다. 그는 2007년부터 혜선 씨의 대리인 자격으로 작품관련 업무 등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유 씨는 “천경자 선생이 자신의 모든 것을 큰 딸에게 위임했고, 어머니의 작품을 잘 보존하는 문제만큼은 (자녀들 중) 큰 딸만큼 생각하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집안 사정이라 내가 정확히 모르는 부분도 있지만, 큰 딸은 어머니의 작품을 보존하려고 하고 동생들은 (팔아서) 나눠 쓰려고 하는 것 때문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지난 5월에도 혜선 씨가 여동생을 집에 불렀는데, 언론까지 끌어들인 것을 보고 ‘어머니 상태도 안 좋으신데 이러면 되겠느냐, 당장 가라’며 쫓아버렸다는 내용을 (혜선씨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망 소식 이후 천 화백 작품에 대한 위작 논란이 다시 불거지는 등 언론 보도에 대해서 혜선 씨가 공황장애에 가까울 정도로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좋지 않은 보도가 나오면 다 자기 책임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한편 22일 천 화백의 사망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미술계는 한국 화단의 큰 별이 진 소식이 한참 뒤에야 전해진 것에 대해 안타까워 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사망 소식이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건 유족의 요청에 따라 서울시와 서울시립미술관이 극비리에 함구해 왔기 때문이다. 이미 두달 전 혜선 씨가 서울시와 서울시립미술관에 유골함을 들고 수장고를 방문하겠다고 요청했고, 이러한 사실은 박원순 서울시장에게도 보고가 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혜선 씨 일행과 동행했던 박인숙 서울시 문화정책과장은 사망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지 않은 것에 대해 “비밀로 해 달라는 것은 아니었지만 유족들이 알아서 하겠다고 얘기했고, (천 화백이 서울시에) 작품을 기증한 분인데다 사망과 관련해서는 개인적인 문제라 (유족들의) 취지를 살려 드려야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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