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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ㆍ기아차 곳곳에서 도요타와 외나무다리 결투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폴크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파문 이후 ‘反디젤’ 현상이 나타나고, 친환경차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지면서현대ㆍ기아차와 도요타의 경쟁 구도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유럽차 돌풍에 현대ㆍ기아차가 그동안 강력히 견제에 나섰지만 궁극적으로는 도요타로 대표되는 일본차가 현대ㆍ기아차의 최대 경쟁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따르고 있다.

20일 미국의 주요 자동차산업 시장조사기관인 LMC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내년 미국 내 디젤 자동차의 판매 점유율이 디젤 엔진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 감소로 최악의 경우 3% 미만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부터 미국에서 디젤 자동차의 점유율은 줄곧 3% 이상을 유지해왔다.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차인 ix35(투싼)

이에 LMC 오토모티브는 디젤 주력인 폴크스바겐의 미국 판매량이 4만대 정도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현대ㆍ기아차의 점유율이 일시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도요타의 수소연료전지차인 미라이

관건은 현대ㆍ기아차가 가솔린 기반의 도요타와의 경쟁에서 얼마나 선전하는가이다.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4만5338대, 3만3889대씩 팔았다. 하지만 현대ㆍ기아차를 합해도 8만4231대를 판 도요타에 미치지 못한다. 결국 디젤 자동차 감소에 따른 반사이익을 최대한 얻으려면 현대ㆍ기아차는 도요타를 극복해야 한다.

친환경차 부문에서도 현대ㆍ기아차는 도요타와 맞붙을 수밖에 없다. 당장 현대ㆍ기아차는 내년 준중형급 하이브리드 전용차인 현대차 AE(프로젝트명)와 같은 플랫폼의 기아차 DE(프로젝트명)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추가로 현대차는 내년 중 AE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기아차는 DE를 기반으로 한 PHEV 모델을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AE와 DE는 개발 단계부터 연비 강화에 초점을 맞춘 차종이다. 이들 모델이 출시되면 도요타 프리우스와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일찌감치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로드맵을 실천 중인 도요타는 내년 봄에 소형 SUV모델에도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일본 니혼게이자이가 보도했다. 도요타는 소형 SUV 모델인 ‘C-HR’에 HV모델을 추가하기로 했다. 터키에서 생산해 유럽 시장에 공급하는 한편 일본 국내에서는 자회사인 도요타 자동차 동일본이 생산을 담당한다.

현대차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수소차를 놓고도 도요타와의 치열한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도요타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수소연료전지로 구동하는 자동차 ‘미라이’를 선보였다. 폴크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태로 유럽 전역이 충격에 빠진 가운데 도요타는 논란의 중심인 독일에서 미라이 유럽 런칭 행사를 진행했다.

도요타는 동시에 미라이를 내년에 2000대, 2017년에 3000대 판매하고 2050년까지 탄소배출을 거의 ‘제로’에 가깝께 줄이겠다는 공식 목표도 발표했다. 파이낸셜타임즈와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이를 두고 미라이와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차 ix35(투싼) 간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가 연내 신형 에쿠스를 출시할 계획인 가운데 도요타의 고급브랜드 렉서스처럼 별도 브랜드가 탄생할지도 주목된다. 이럴 경우 도요타와의 경쟁이 고급브랜드로도 확대될 수 있다. 이미 현대차 내부적으로 고급브랜드에 대한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제네시스 탄생 때부터 별도 고급브랜드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며 “렉서스가 주춤하다 최근 부활하는 것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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