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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박승윤] 신사업 창출의 동력원 ‘3D프린팅’
1990년대 중반 국내에 처음 선보인 인터넷은 20여년만에 핵심적인 사회기간망이 됐다. 금융결제, 공장 가동, 국방 체계등 모든 분야가 인터넷 기술 위에서 새롭게 구축됐다. 미국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의 제레미 리프킨 교수가 말한대로 인터넷이 촉발한 ‘3차 산업혁명’은 현재 진행중이다. 지금은 무선인터넷에 기반한 ‘손 안의 컴퓨터’ 스마트폰을 통해 수만개의 새로운 비즈니스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3차 산업혁명의 한 귀퉁이를 차지하는 것이 3D프린팅이다. 3D프린팅은 종이에 인쇄된 것을 복사하는 것처럼, 소재를 쌓아올리는 방식으로 부피를 가진 입체적 사물을 복제해 만들어 내는 것이다. 미국의 IT컨설팅 기관인 가트너는 3D프린팅 소재를 2016년 10대 전략기술중 하나로 꼽았다. 인터넷이 개발된게 1960년대인데 1990년대 들어 확산된 것처럼, 3D프린터도 1980년대 중반 개발돼 1988년 상용화가 이뤄졌지만 세계적으로 본격적인 투자가 이뤄지기 시작한 것은 2010년대 들어서다. 환자에게 개인별 맞춤형 인공 장기를 만들어야 하는 의료 서비스나 복잡한 부품을 소량 다품종으로 제작하는 전자ㆍ자동차산업이 대표적인 활용처이다. 호주에서는 양봉업에 3D프린터 기술을 적용해 수도꼭지만 틀면 꿀이 나오는 벌집을 제작한 사례도 있다.

인터넷과 3D 프린팅이 결합하면 자신의 얼굴을 담은 미니어처의 디자인을 담은 파일을 온라인으로 구매한 후 집에 있는 3D프린터로 직접 제작하는 시대도 열릴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3D프린터는 아직 비싸고 쉽게 볼 수 없다. 하지만 사무실에서만 쓰는 것으로 생각됐던 레이저프린터를 지금은 대부분의 가정에서 사용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3D프린터의 일상화도 그리 멀지 않을 것이다.

3D프린팅이 제조업 혁신을 이끌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르면서 정부는 지난해 발전전략을 수립, 글로벌 선도기업과 세계시장 점유율 톱5에 들어갈 유망품목을 육성하기로 했다. 우리나라의 3D프린팅 시장은 중소기업 중심으로 프린터나 소재, SW 분야를 열심히 개척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그래서 산업을 제대로 키우려면 초기부터 일부 기업에 대규모로 지원하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적은 규모라도 많은 기업에 자금을 지원한 후 일정 성과를 거둔 기업을 좀 더 큰 규모로 밀어주는 단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더 중요한 것은 기술과 창업을 연결시킬 수 있는 인력양성 시스템이다. 3D프린팅을 가르치는 학원은 우후죽순처럼 늘어났지만 대부분 맛보기에 그칠뿐 기술 습득이 창업으로 이어지는 사례는 아직 별로 없다. 3D프린팅을 먹거리 창출의 원동력으로 삼으려면 대학생이나 예비 창업자에게 3D프린팅의 기본기와 함께 사업화 방안까지 전수하는 것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외국처럼 어린 꿈나무들에게 코딩이나 디자인 등 기초를 가르치는 교과과정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당장은 3D프린팅 산업의 가능성을 현실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오는 11월 4일 ‘K-ICT 3D프린팅 컨퍼런스’를 개최한다는데,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영감을 불어넣길 기대한다. 

parks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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