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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한 번 통한 정몽구의 ‘적진아진’…현대차 獨시장 역대 최고 점유율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적이 진군하면 나도 진군한다는 적진아진(敵進我進) 전략으로 그들의 본고장인 유럽ㆍ미국 시장에서 정면승부를 하자”

이미 15년전 정몽구<사진> 현대차그룹 회장이 해외지역본부장 전략회의를 주재하며 강조한 말이다. 각국의 수입차 브랜드가 막 현대차 안방인 국내로 진입하기 시작할 때 역으로 수입차들의 안방을 공략하자는 것이었다.

15년이 지난 지금 정 회장의 ‘적진아진’ 전략이 빛을 보고 있다. 유럽에서 최초로 ‘월 5만대 판매량’을 기록한 데 이어 이번에는 자동차의 본고장인 독일에서 역대 최고 점유율을 달성했다. 

현대차 독일 자동차 시장 돌풍의 주역인 i30.

독일차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키우는 가운데 적진에서 올린 성과다. 또 폴크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파문으로 독일차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상황에 현대차가 독일 현지서 약진해 더욱 주목되고 있다.

19일 독일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9월 독일 시장에서 1만2744대를 판매해 작년 동기 1만228대보다 판매량을 24.6% 늘렸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독일 자동차 시장에서 4.68%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이는 독일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가 올린 기록 중 가장 높은 수치다.

현대차가 4%대 점유율을 기록한 것은 2013년 9월 이후 만 2년 만이다. 나아가 현대차는 2012년 12월에 기록한 역대 최고 점유율 4.52%도 갈아치웠다.

현대차가 올초만 해도 독일 시장에서 3% 점유을을 밑돈 점을 감안하면 지난달 기록한 점유율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고 볼 수 있다. 올해 1월 2.42%에서 지난달 2.26%포인트가 증가하며 거의 2배 가까이 점유율이 늘어났다.

현대차는 독일 수입 브랜드 부문에서 폴크스바겐 계열의 스코타(6.15%)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8월과 비교해 현대차와 스코다의 점유율 격차는 줄어들었다. 8월 현대차는 3.86%, 스코다는 6.19%로 2.33%포인트 차이였지만 9월 들어 1.47%포인트로 좁혀졌다.

점유율 상승으로 현대차는 수입차 부문 2위 자리도 굳건히 지켰다. 8월만 해도 현대차는 프랑스 자동차 기업 르노(3.80%)와 폴크스바겐의 또다른 수입차 브랜드 세아트(3.09%)에 바짝 쫓겼다. 그러다 9월 현대차는 르노(2.39%), 세아트(3.02%)보다 멀찌감치 앞서가게 됐다.

특히 스코다와 세아트가 폴크스바겐 그룹이 소유한 브랜드라는 점을 감안하면 순수 수입 브랜드로 봤을 때 현대차가 사실상 독일 수입 브랜드 부문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현대차의 독일 시장 상승세에는 i30ㆍi10ㆍ투싼 등의 3총사의 역할이 컸다. i30는 작년 9월보다 지난 9월 판매량이 2140대에서 3453대로 무려 61% 증가했다. i30는 전달인 8월과 비교해서도 판매량이 54% 늘며 독일 시장 선전을 주도했다. 

현대차투싼.

투싼도 지난 9월 1816대로 작년 동월 1693대보다 150대 이상 늘었고 전달 1656대보다도 증가했다. i10는 작년 9월 대비 판매량이 2216대에서 1855대로 줄었지만 전달 8월 852대와 비교하면 판매량이 2배 이상 늘며 점유율 상승에 기여했다.

현대차의 이 같은 분위기는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 관계자는 “투싼이 유럽 전체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고 i30ㆍi10의 안정적인 판매 속에 유럽 전략 모델로 선보인 i20액티브까지 신차 효과를 나타낸다면 지금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

현대차의 독일 시장 점유율과 국내 시장에서 독일 브랜드들의 점유율을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명확해 진다. 국토부 통계에 따르면 9월 신규등록 승용차는 전체 13만6752대였다. 이 중 9월 수입차 브랜드 1위 메르세데스-벤츠의 점유율은 3.2%, 2위 BMW는 2.6%, 3위 아우디는 2.5%, 4위 폴크스바겐은 2.1%다. 이들에 비해 현대차의 독일 시장 점유율인 4.68%가 월등히 높다고 볼 수 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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