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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 3650] 안개 속 새벽운동, 왜 안좋은 것일까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 가을을 ‘안개의 계절’이라 부르는 이유는 가을이 고기압의 지배를 받기 때문이다. 고기압일 때에는 공기가 아래로 내려온. 찬 기온이 올라가지 않고 땅 부근에서 머물러 안개가 끼는 것이다.

따라서 새벽과 아침의 찬 기운은 대지로 흡수되고 날씨는 맑아진다. 속담도 이런 날씨를 반영해 찬 기운이 땅에 스며들어 대지의 병충해를 죽이기 때문에 ‘가을안개가 많이 끼면 풍년이 온다’는 속담도 생겼다. 

안개의 계절 가을에 새벽운동은 건강과 어떤 상관관계를 가질까. 

새벽 안개 이미지. [사진=헤럴드경제DB]

해가 밝아오기전 안개가 짙게 낀 새벽께는 몽환적인 분위기까지 느껴진다. 차가운 공기와 함께 안개가 짙게 깔린 자욱한 분위기에서의 운동도 그냥 왠지 건강에 좋을 것 같다는 착각마저 들게한다. 하지만 최근 자주 아침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은 걱정이 많다. 슬며시 끼기 시작한 안개에 황사가 겹쳐 혹시라도 호흡기에 이상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 때문. 이런 걱정에 운동시간을 안개가 덜 끼는 저녁으로 돌리는 이들이 생길 정도다.

각 환경단체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요즘의 공기 중에는 휘발성 유기산, 알데히드, 농약류 뿐만 아니라 희소금속류, 황산염과 질산염 등의 입자들이 들어 있어 매우 위험한 상태다. 특히 이렇게 오염된 대기는 수증기와 만나 ‘산성안개’를 만든다. 산성안개는 산성비보다 오염도가 30배 정도 높아 인체에 직접적인 피해를 가져온다.

문제는 산성안개가 산성비처럼 지면에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공기 중에 머물면서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유입된다는 데 있다. 입자 크기가 10㎛ 이하의 미세한 산성안개 입자는 호흡을 통해 폐포까지 도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산성안개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기관지염, 천식, 폐기종과 같은 호흡기계 질환을 앓게 될 수 있다. 여기에 건조한 황사까지 작용할 경우 호흡기 부담은 배로 늘어나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 악화될 수도 있다.

따라서 호흡기 또는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사람이나 노인, 어린이들은 깨끗하지 않은 공기 속의 운동이 건강에 나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심장이 좋지 않은 이들은 운동은 커녕 이런 환경에 노출되는 것조차 위험하다. 장기간 흡연 등으로 폐 기능이 약해진 사람이나 만성적인 폐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 심장병이나 당뇨병이 있는 사람들은 운동시간을 안개가 덜 끼는 시간으로 조정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안개 속 운동이 건강에 해롭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비록 미세먼지나 오염물질이 녹아있는 안개를 마시지만, 운동으로 얻는 이득이 운동하지 않는 것보다 훨씬 크다는 견해가 그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만성적인 폐질환을 앓고 있거나, 오랜 흡연으로 폐기능이 떨어진 사람, 심한 천식이나 호흡기 알레르기 질환을 가진 사람은 자제하는 편이 좋다는 게 정설로 통한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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