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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가 실험쥐?” 해마다 바뀌는 수능에 학생들 뿔났다
-現 고1ㆍ2ㆍ3 모두 다른 수능에 2021학년도 또 대폭 개편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도 모두 혼란
-전문가들 “잦은 변경 비정상적…사교육 부추기는 꼴”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대학입시 제도가 매년 바뀌면서 교육 현장이 큰 혼란에 빠졌다. 학생을 대상으로 실험하듯 매년 바뀌는 입시제도 때문에 ‘교육은 백년대계(百年大計)’란 말이 무색한 상황이다.

사교육을 잡겠다며 매년 바뀌는 입시제도에 따른 불안감이 오히려 사교육을 부추기는 형국이다.

교육부가 발표한 대학수학능력시험 기본계획에 따르면 현재 고등학교 1ㆍ2ㆍ3 학년은 매년 다른 방식의 수능을 치른다. 

[사진=헤럴드경제DB]

올해는 국어와 수학 과목에서 A/B형을 선택하는 수준별 수능이지만, 내년에는 국어가 통합형으로 바뀌고 수학은 과거 문ㆍ이과 체제인 가/나형으로 돌아간다.

여기에 내년부터 한국사 과목이 수능 시험 필수 과목으로 추가된다.

또 현재 고교 1학년이 치르는 2018학년도 수능부터는 영어시험이 9등급 절대평가 체제로 바뀐다.

기존 난이도가 유지된다면 15~25% 가까운 수험생이 1등급을 받을 것으로 보여 영어 과목 변별력 저하로 입시 전략에도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학교 1학년이 치르는 2021학년도 수능은 변화의 폭이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문ㆍ이과 통합교육을 핵심으로 하는 2015개정교육과정에 따라 2021학년도 수능에서는 통합사회와 통합과학 과목이 생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심각한 것은 이것 마저도 ‘예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바뀌는 교육과정은 발표됐지만 관련 입시 제도는 이제서야 연구를 시작해 2017년이 돼서야 발표될 예정이다.

결국 수능이 어떤 방식으로 치러질지 알 수 없다는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감을 이용한 사교육 시장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개정 교육 과정에 맞춰 수업을 해야할 학교 교사들 뿐 아니라 과거 자료를 토대로 입시 상담을 해야할 진학지도 교사들도 갈피를 잡기 힘든 건 마찬가지다.

교육부는 새로운 입시 제도를 시행하기 3년 전에 내용을 확정해 발표하는 ‘대입전형 3년 예고제’를 실시하고 있다. 바뀌는 제도로 예상되는 교육 현장의 혼란을 줄이고자 하는 취지다.

그러나 지금처럼 제도가 매년 바뀌어 버리면 미리 예고를 해주는 취지가 무색해질 수 밖에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수능과 같은 입시 제도는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이 중요한데 이번 정권 하에서는 비정상적으로 자주 바뀌고 있다”며 “교사들도 따라가기 힘들고 학생과 학부모들은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앙 교수는 “교육부는 사교육을 잡겠다고 하는데 제도 변화로 인한 불안감에 사교육이 오히려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초중고 12년동안 교육과정이나 입시 제도를 못 바꾸도록 강제하는 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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