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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존경받는 기업가① 성공→비전→나눔…존경받는 기업가도 ‘진화’한다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홍승완ㆍ천예선ㆍ윤현종 기자]산업사회의 기업가들에게는 찬사와 비판이 공존한다. 과거에는 국가경제의 성장을 견인하고 고용창출을 통해 건전한 중산층을 형성케하는 일등공신이자 평범한 사람들에게 성공의 꿈을 제시하는 롤모델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산업사회가 고도화되면서 빈부격차와 부의 대물림 등 ‘사회 불균형의 유발자들’로 비판받는 빈도도 높아졌다. 이제는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고 해서 그들에게 ‘존경’이라는 단어가 쉽사리 허해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도전과 인내, 영감이라는 키워드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받는 기업가는 존재한다. 최근들어서는 ‘베풂’이라는 키워드도 존경받는 부자의 필수 덕목이된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성공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열정이 아니라 끈기다”(이나모리 카즈오 교세라 회장), “주는 만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마라.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돼라”(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 등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기업가들의 철학이 이를 방증한다.

존경받는 기업가의 모습은 나라별 고유의 역사와 경제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우리보다 더 심화된 산업화 사회를 살고 있는 미국과 유럽은 단순히 성공한 사람에게 존경을 보내지 않는다. 기부, 사회공헌활동, 지역개발, 경제체질 개선주도 등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기업가들이 존경받는다. 자산 대부분을 기부하기로 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대표격이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

유럽에서는 전문경영인에게 기업을 맡긴 가문들도 존경의 대상이 된다. 평상시에는 조용히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있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주주의결권으로 결단력을 발휘한다. 일례로 독일 BMW의 크반트 가문은 경영과 소유를 분리해 가족간 경영권 분쟁없이 BMW를 세계적인 명차로 성장시킨 주역으로 꼽힌다. 자신의 선조가 이룬 기업이자 부이지만, ‘우리회사는 독일인들의 것이다’는 생각이 깊이 자리잡고 있다.

반면 경제성장 한 가운데 있는 중국과 인도 러시아 등의 신흥국에서는 역경을 딛고 성공해 세계를 향해 뻗어가는 기업가들에 호평이 이어진다.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

특히 중국의 경우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중화(中華)의 저력을 보여주는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이 20대 젊은이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마윈은 “나는 완벽하게 중국에서 성장한 기업이기 때문에 중국인들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위대한 기업을 만들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인도에서는 새로운 기술로 수천년간 지속되어온 낡은 관념을 깨부수고, 수많은 빈민층의 삶을 개선시키는 부자들이 존중받는다. 러시아에서는 정부의 통제를 벗어나 자유로운 활동을 벌이는 기업가들에 대한 평가가 높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헤럴드경제 슈퍼리치팀이 자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산업강국의 기반을 이룬 정주영 고(故) 현대그룹 창업자나 세계 1등 기업의 모델을 모여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 대한 존경 빈도가 높았다. 동시에 김범수 카카오 의장 등 새로운 정보기술(IT) 개척자이자 새로운 조직 모델을 제시하는 젊은 부호들에 대한 존경도 혼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주영-이건희-김범수의 공존은 변화의 길목에 서있는 한국사회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무것도 가진것이 없던 시절 산업대국의 초석을 만들어준 선구자에 대한 ‘그리움’과 진정한 세계 1위 기업을 창조해낸 철두철미한 기업가에 대한 ‘인정’속에, 새로운 사회와 새로운 조직문화, 새로운 산업을 이끌고 있는 젊은 IT부호에 대한 열망이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와중에 부자들을 비판하는 정서도 여전히 감지된다. 세계 8대 무역강국이지만 ‘존경’할 만한 국내 부호가 없다는 응답자가 40%에 육박하는 것도 현실이다. 우리 재벌들의 도덕성에 대한 아쉬움의 표현이다.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회장

이웃나라 일본도 마찬가지다. 3대 경영의 신(神)이라고 불리며 전후 산업화를 일군 마쓰시타 고노스케(마쓰시타 전기), 혼다 쇼이치로(혼다자동차),  등의 창업자들이 여전히 존경의 대상에 올랐다. 고도성장기 시대 ‘강한 일본’에 대한 향수와 인본주의 경영을 실천한 1세대 기업가에 대한 경외심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아울러 ‘잃어버린 15년’에서 벗어나 새로 도약하는 일본을 원하는 젊은이들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나 야나이 다다시 패스트리테일링(유니클로) 회장에 존경을 표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진짜 존경받는 기업가의 조건은 무엇일까. 미국 자동차 산업을 이끈 헨리 포드는 “돈 이외에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못하는 사업은 빈곤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경영 구루(Guruㆍ스승)이자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비즈니스 사상가 15인’ 중 한 명인 마샬 골드스미스 박사는 이같은 포드의 명언에 기대 “돈만 버는 CEO는 빈곤한 CEO”라며 “위대한 CEO는 변화를 추구하고, 투자 대비 수익이나 전략이 전부가 아닌 관계나 개인적인 성장과 같은 ‘소프트 이슈’에 더 많은 부분을 할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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