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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얼푸드] 치매 조기발견, 의심이 ‘답’이다
연로하신 부모님 잦은 건망증·우울증·두부 외상 등 호소땐 일단 의심…초기 전문의 상담·지속 치료땐 10%가 완치 가능
9월21일은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치매협회가 정한 ‘세계 치매의 날’이었다. 한국은 이날을 ‘치매 극복의 날’로 정하고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이번주 추석을 앞두고 고향에 계신 부모님의 건강에 신경이 쓰이는 이들은 혹시 부모님이 치매에 걸리신 것은 아닌지에도 관심을 갖게 된다.



▶치매란 무엇인가=치매는 일반적으로 노인에서 기억력 등 여러가지 인지 기능의 감퇴가 오는 것을 일컫는다. 과거에는 나이가 들면 누구나 치매가 생긴다고 잘못 알고 있었지만 현재는 정상적인 노화과정과는 달리 특별한 질병의 개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뇌의 질환으로 인해 생기는 하나의 증후군으로 대개 만성적이고 진행성으로 나타나며, 기억력, 사고력, 지남력, 이해력, 계산능력, 학습능력, 언어 및 판단력 등을 포함하는 뇌 인지기능의 장애다. 정상적인 발달 후 지적능력의 저하를 초래하는 어떤 원인에 의해서도 치매가 발생하게 되는데, 70가지 이상의 다양한 원인 질환에 의해 치매라는 상태가 발생하기도 한다. 퇴행성 뇌질환에는 알츠하이머병, 루이체 치매, 전두측두엽 치매, 파킨슨병 치매, 기타 퇴행성 뇌질환 등이 있고, 기타 원인 질환으로는 혈관성 치매(뇌혈관 질환), 대사성 질환(갑상선기능저하증), 결핍성 질환(비타민 B12결핍증), 중독성 질환(알코올 중독), 감염성 질환(뇌염), 두부 외상(경막하혈종), 우울증, 뇌종양, 뇌수두증 등이 있다. 환자 발병률을 보면, 알츠하이머병(70%), 혈관성치매(15%), 알쯔하이머병 외 퇴행성뇌질환(5%, 루이체 치매, 전두측두엽 치매, 파킨슨병 치매), 기타 치매(10~15%) 등으로 주로 보고가 되고 있다.

중앙대병원 신경과 윤영철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65세 이상의 노인 100명 중 5~10명 정도에서 발병하는 심각한 병이지만 아직 병의 원인이 완전히 밝혀지지는 않았다”며 “건강했던 뇌세포가 유전자의 이상으로 이상단백질을 만들어서 뇌세포에 독작용을 함으로써 뇌세포가 사망하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치매 걸리면 어떤 증상 보이나=기억력의 장애는 모든 치매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증상이다. 초기에는 주로 단기 기억력의 장애가 나타나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는 능력을 잃게 되지만 점차 예전에 알았던 내용을 잊어버린다.

초기에는 물건을 잘 보관해 두고도 찾지 못하거나 가스렌지에 음식을 올려놓고 잊어버려 태우거나 중요한 약속을 잊어버리지만, 질병이 경과하면서 늘 사용하던 가전제품을 사용할 줄 모르게 되거나 음식을 제대로 만들지 못하거나 돈 계산을 제대로 하지 못 하게 되며 가족의 이름, 자신의 생년월일, 주소, 최종적으로는 자신의 이름도 잊어버린다.

정상인은 장소, 시간의 흐름, 주변 인물을 자동적으로 파악하는 지남력을 갖고 있는데, 치매가 진행됨에 따라 점차 지남력도 영향을 받게 된다. 현재 있는 장소를 잘 모르거나 집안 구조를 잊어버려 집안에서 길을 잃고 화장실이나 자기 방을 찾지 못하게 된다. 처음에는 시간에 대한 지남력이 상실되며 점차 장소와 사람을 몰라보게 된다.

대부분의 치매에서 언어 장애도 동반된다. 치매 환자들이 흔히 보이는 언어 장애는 착어증, 반향어, 실어증, 함구증 등인데 특히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경우 초기에는 정확한 단어를 대지 못하는 명칭 실어증이 흔히 발생된다. ‘이것’, ‘저것’ 등의 대명사로 말을 하거나 단어 대신 물체의 용도나 의미를 풀어서 말하기도 하고, 발음이 유사하거나 뜻이 비슷한 단어를 말하는 데, 예를 들면 ‘식탁’을 ‘식당’. ‘다리’를 ‘도리’, ‘기름’을 ‘구름’ 등 비슷하게 말하고, 문장이 아닌 단어들만 나열하기도 한다. 이밖에 운동기능과 감각기능이 온전하고 지시를 제대로 이해했음에도 행위를 수행할 수 없는 실행증, 보고 듣고 만질 수 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 하는 실인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치매 치료는?=지금까지 검증된 방법 중 치매를 이길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조기 발견과 이를 통한 초기 치료다. 

치매 조기 발견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관심 어린 관찰이다. 평소 보호자의 도움 없이도 잘 하던 요리하기, 빨래하기, 길 찾기, 전화기 사용 등 일상적인 활동에 문제를 겪는다면 초기 치매를 의심해볼 만하다. 치매 환자의 일상생활 수행능력 장애는 무엇보다도 보호자 부담을 증가시킨다. 24시간 환자를 돌보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우게 되고, 경제적이나 정신적인 부담으로 인해 가정 내에 이중, 삼중의 문제를 가져오기도 한다.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정지향 교수는 “최근에는 일상생활 수행능력 장애 개선에 효과적인 치료제가 나와 있다. 동전 크기 정도의 패치제를 붙이는 것으로 24시간동안 약효를 유지할 수 있어 환자나 보호자의 편의성을 높였으니 치료 방법으로 고려해봄 직하다”고 했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동영 교수는 “요즘 치매 클리닉에서 진료를 하다 보면 ‘혹시 치매가 아닐까 걱정돼서 찾아왔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며 “노부부가 함께 치매 검사를 받으시러 함께 오시는 경우도 드물지 않고, 노인 열분 중 여덟 분이 오래 살게 됐을 때 가장 두려운 병이 치매라고 대답하신다”고 했다.

이 교수는 “치매에 대한 두려움의 근저에는 치료되지 않는 병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는데, 약 10%의 치매는 완치가 가능하고, 약 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의 경우에도 아직 완치를 기대할 수는 없지만 진행을 억제하거나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며 적극적인 치료를 당부했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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