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 대형 참사 불씨 크레인 전복, 근본적 안전 대책을
또 대형 크레인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16일 인천의 한 오피스텔 공사장에 설치된 타워 크레인이 넘어져 경인선 철로를 덮쳤다. 사고 현장에서 작업을 하던 인부 3명이 부상하고, 7시간 동안 전철 운행이 중단되는 바람에 부평과 인천을 오가는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우선 그만하기 다행이란 생각이 먼저 든다. 만에 하나 크레인이 떨어질 때 달리던 전동차라도 있었다면 끔찍한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실제 지난 11일 사우디아라비아 이슬람 성지 메카의 그랜드 모스크(Grand Mosque·마지드 알하람) 증축공사 현장에서 커다란 크레인이 무너져 100명 넘는 참배객들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있었다.

타워 크레인은 대형 건물을 지을 때 꼭 필요한 장비이긴 하지만 한 달이 멀다할 정도로 사고가 잦다. 올들어서만도 이달 초 kt목동신축사옥 현장, 지난 5월 서울 천호동 주상복합신축 공사장, 지난 3월에는 광교 신도시 아파트 공사장에서 사고가 일어났고, 사상자가 나왔다. 지난해에도 전철이 다니는 선로에 타워 크레인이 떨어지는 비슷한 사고를 겪었다. 부동산 경기 호황으로 신축 건물이 늘어나고 대형ㆍ고층화되면서 크레인 수요가 늘다보니 사고도 그만큼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계속되는 크레인 전복 사고가 고질적인 안전 불감증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사고만 해도 크레인을 세우는 과정에서 지반안전공사가 부실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크레인의 추를 매다는 과정에서 하중을 이기지 못해 넘어졌다는 게 현장 토목공사 담당자의 증언이다. 지반 고정 틀이 무너지면서 대형 크레인이 넘어지고 재차 이동식 차량 크레인을 덮쳤다는 게 사고의 경위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수칙 준수를 수도 없이 강조해왔지만 현장의 ‘대충대충 의식’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는 증거다.

정부는 빈발하는 타워크레인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분석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안전 매뉴얼의 치밀한 보완과 빈틈없는 이행 점검이 이뤄질수 있도록 시스템화할 필요가 있다. 현장 인부들의 안전의식만 탓할 일이 아니다. 더구나 수십 미터 상공에서 움직이는 타워크레인은 일반 건설장비와 사뭇 다르다. 철도 인근 등 대형사고 발생 우려지역에 대해서는 사전 신고를 받아 작업 시간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도 있어야 한다. 건설기계관리법상 면허 자격 기준이 허술하고 현장 실습 기간이 짧다는 것도 귀담아 들어야 할 지적이다. 더 많은 소를 잃기 전에 외양간을 단단히 고쳐야 한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