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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60돌 새정치聯, 만년야당 日 사회당 전철 밟을 텐가
새정치민주연합 중앙위가 당 혁신위가 마련한 공천 혁신안을 의결했다. 혁신안 부결시 사퇴라는 배수진을 쳤던 문재인 대표로서는 재신임을 위한 1차관문을 넘어선 셈이다. 문 대표는 “이번 혁신안은 갑자기 솟은 게 아니라 손학규 대표 시절의 ‘천정배 혁신안’,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시절의 ‘정해구 혁신안’, 김한길ㆍ 안철수 공동대표 시절의 ‘백승헌 혁신안’이 지금의 혁신으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혁신안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비주류 측은 “무기명 비밀 투표를 보장하지 않은 비민주적 의결”이라며 반발했고 일부 인사는 “혁신이 아닌 유신”이라는 자해성 극언을 서슴지 않았다. 호남계를 대표하는 박지원 의원은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고, 정세균, 안철수, 김한길 등 범노 또는 비노계의 수장들은 이런 저런 이유로 회의에 불참했다. 혁신안 통과가 당의 내분을 가라앉히기는커녕 갈등을 증폭시키는 악수가 돼버린 꼴이다. 이런 형편에 문 대표가 2차관문인 일반 국민ㆍ권리당원 대상 재신임 투표에서 승리한다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요즘 새정치민주연합의 상황을 보면 과거 일본의 사회당 이미지가 연상된다. 38년 자민당 장기집권이던 55년체제에서 사회당은 늘 제1야당이었다. 사회당은 집권을 목표로 선거전략을 세우고 정책적 연합이나 정당연합을 추구하려는 적극적인 의지와 동력이 약했다. 이런 상태가 사회당을 만년 제1야당에 안주하게 만들었고, 집권당과 경쟁하기보다 내부 이념투쟁에 집중하는 정당이란 평가를 낳았다. 사회당이 자민당을 파트너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제1야당의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다른 링 위에서 싸우는 정당이라는 혹평이었다. 경쟁자가 새누리당인지 아니면 내부 계파인지 혼동될 정도인 최근 새정치연합을 보면 사회당의 전철을 밟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창당 60돌을 맞은 제1야당의 미래가 암울하기만 하다.

권력투쟁을 생리로 하는 정치권에서 계파가 존재하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공천권을 두고 유리한 국면에 서려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관건은 서로가 인정할 수 있는 공통의 룰을 만드는 것이다. 지금의 제1야당은 정당의 가장 기본적 문제에서 무능함을 드러내면서 한국의 정치시계를 거꾸로 돌리고 있다. 당내 분란 조차 조정하고 통합하지 못하면서 어찌 우리 사회의 수많은 갈등과 이해를 조정하고 대안을 내놓을 수 있겠는가. 한 줌 밖에 안되는 계파 기득권에 아둥바둥하면서 어찌 가진자의 양보와 희생을 끌어낼 수 있겠는가. 이 물음에 답할 수 없다면 수권 정당이라는 말을 입에 담지 말아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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