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부동산114가 국토교통부의 8월 매매 및 전세 실거래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매매ㆍ전세 거래실적이 모두 있는 주택형 1291개 가운데 155곳(12%)의 전세가율이 90% 이상이었다. 서울에선 매매·전세가 모두 이뤄진 405개 주택형 가운데 48건(12%), 경기도에선 766개 주택형 중 98건(13%)이 전세가율 90%를 넘었다. 인천에서도 120개 가운데 8%(9건)가 이에 해당됐다.
특히 이들 단지 가운데 전세가격이 아예 매매가격을 넘어선 곳도 29곳이나 있었다.
인천시 동구 송림동 ‘송림휴먼시아1단지’ 전용 59㎡는 1억7000만원에 전세 거래가 됐는데 매매는 최저 1억4924만원에 거래되면서 전세가율이 114%에 달했다. 군포시 당정동에 있는 ‘대우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달 3억2500만원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는데 매매는 2억8850만∼3억3000만원 선에 이뤄졌다. 지난 11일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 김태원 의원이 공개한 ‘무피투자’(내 돈을 들이지 않고 아파트를 매입)가 가능한 조건이다.
서울에서도 매매가와 전셋값의 가격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전세금이 더 많은 사례가 확인됐다.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의 ‘홍제한양’ 전용 60㎡은 지난달 2억7000만원에 팔렸으나 전세는 최고 2억8500만원에 거래됐다. 강서구 화곡동 ‘세림아파트’ 전용 21㎡은 지난달 매매 거래는 1억5100만∼1억5200만원 수준에 이뤄졌는데 전세는 최고 1억5200만원에 계약된 사례가 있었다.
전세가격이 매매가를 위협할 정도로 오른 것은 전세 수요는 많은데 상당수가 월세로 바뀌면서 전세 매물이 종적을 감췄기 때문이다.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은 72%, 서울은 70.9%로 1998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특히 서울 성북구의 8월 전세가율은 80.1%로 사상 처음 80%를 넘어섰다.
전셋값이 매매가를 앞지르는 상황이 퍼지면서 ‘깡통 전세’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지금은 매매가격도 뒷받침되면서 집값보다 비싼 전세가 계약되고 있지만 경기가 나빠져 매매ㆍ전세가격이 급락하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시세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곳에선 전세금 반환보증 등의 안전장치를 미리 마련해두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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