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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로의 무법자’ 택시…신호위반 부동의 1위
“운전경력 많을수록 신호위반 사고 많아”


[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 서울 마포구에 사는 박모(42ㆍ여)씨는 지난 8일 아이와 횡단보도를 건너다 아찔한 경험을 했다. 신호가 바뀌자마자 아이가 튀어나갔는데 신호를 무시한 오토바이가 그대로 돌진한 것이다. 하지만 오토바이는 별일 아니라는 듯, 살짝 오른쪽으로 꺾더니 그대로 아이를 지나쳐갔다.

[사진=헤럴드경제DB]

지난 5일 경기 일산의 한 삼거리에서는 택시가 신호를 무시하고 달려나와 회사원 김모(32)씨 차량 운전석 측면을 들이받았다. 큰 사고는 아니었지만, 김씨는 “새벽 시간인데다 차량이 많지 않은 도로라 택시들이 신호를 무시하고 다니는 지역이라 항상 사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신호위반 교통사고 비율이 높은 차량은 택시와 오토바이이고, 초보 운전자보다는 운전 경력이 많은 사람일수록 신호위반을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도로교통공단이 발간한 월간 신호등 9월호 분석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신호위반 교통사고는 12만5901건으로 1892명이 숨졌고 20만9861명이 부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에서 하루 69건꼴로 신호위반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사망하고, 115명이 부상당하고 있는 셈이다.

차량 용도별로 보면 전체사고 비율에 비해 신호위반 사고 비율이 높은 차량은 택시와 오토바이였다. 택시는 사고율이 12.5%(전체 11.6%)였고, 오토바이 등 이륜차는 11.6%(전체 7.6%)였다.

[사진=헤럴드경제DB]

경찰 관계자는 “택시의 경우 도로 사정에 밝고 자신의 운전 실력을 믿고 있는 경우가 많아 신호위반이 잦은 편”이라고 말했다.

운전경력일 많을수록 신호위반 사고율도 높았다. 면허취득 년수로는 15년 이상(43.9%) 베테랑 운전자가 가장 많은 사고를 냈다. 가해운전자 연령별로 보면 50대(23.6%)가 가장 많았고, 다음은 40대(22.6%)가 차지했다.

발생 시간대별로 보면 신호위반 사고는 저녁 8∼10시(11.2%)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이어 저녁 6∼8시(11.1%), 밤 10∼12시(10.4%) 순이었다.

사망자는 오전 6∼8시에 가장 많았고, 치사율(교통사고 100건당 사망자수)이 가장 높은 시간대는 새벽 4∼6시였다.

요일별로는 금요일(15.2%), 토요일(15.2%), 목요일(14.5%) 순으로 많이 발생했다.

사고 유형별로는 차대차 사고가 85.1%로 가장 많았는데, 그 중에서도 측면직각 충돌사고가 59.3%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신호위반 사고는 전체 교통사고에서 11%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신호를 지키는 것은 운전자의 기본 중의 기본”이라며 “신호만 잘 지켜도 교통사고 10% 이상을 줄일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plat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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