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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벌초, 건강주의보]올해 유난히 당도 높은 과일…몰리는 벌 조심하세요
-일조량 많은 올해 과일 당도 높아 말벌 활동 왕성해 신경써야

-벌초 전후 근육 충분히 풀어주고 무리한 자세 오래 유지하지 않도록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추석을 앞두고 각지에 흩어져 있던 친척들이 연휴 전에 모이는 때가 있다. 조상의 묘를 돌보기 위해 선산을 찾아 벌초하는 날인데, 24절기 중 백중을 지나 벌초가 시작되면서 지난 주말부터 본격적인 벌초철에 접어들었다. 이번주엔 벌초객이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조상의 묘를 돌본다는 뿌듯함은 차치하더라도 여름철 쑥쑥 자라난 잡초와 풀을 베는 일은 체력적으로 부담이 큰 작업이다. 벌초 장비를 들고 산에 오르고, 예초기로 작업을 하면 손목부터 어깨, 허리, 무릎에 크고 작은 통증이 생길 수 있다. 벌초 부상이나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복장과 장비를 제대로 착용하고 수시로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특히 올해는 비가 많이 오지 않으면서 과일의 당도가 유독 높아 선산 주위에 있는 과일나무나 벌초객이 마련해간 과일 주변에 벌이 몰려들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과일 당도 높아 묘 주변에 말벌 주의=올해 특히 강수량이 적고 일조량이 많아 과일의 당도가 올라가면서 말벌 활동이 왕성하다. 벌초 중에 주변 과일과무를 배회하는 말벌을 맞닥뜨리면 당황하게 되는데, 이럴 경우 대처방법을 알아두는 것도 요긴하다.

흔히 알고 있는 대처 방법중의 하나가 벌의 공격을 받았을 때 움직이지 않고 엎드려 있는 것인데, 이는 독성이 강하고 집단 공격성이 강한 말벌의 경우에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고 한다.

여러 마리의 벌에 쏘이게 되면 독의 주입량 또한 그만큼 많아져서 생명까지 위태로울 수가 있으므로 건장한 사람이라면 무조건 멀리 달아나야 하며 외투 등으로 얼굴, 머리 등을 보호하거나 나무 가지 등을 꺾어서 휘두르며 최대 30~50m를 달아나면 벌집과 멀어짐으로 더 이상 추격을 하지 않는다.

사람에게 위험한 말벌류의 경우에는 벌침이 살에 박히지 않으므로 침을 뽑을 일이 없다. 다만 꿀벌에 쏘였을 경우 봉독에 과민반응이 있는 사람이거나 쏘인 부위가 아주 많을 경우에는 위험할 수가 있으므로 이 경우에는 벌침을 뽑되 벌침의 끝에 달린 독샘을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 신분증이나 신용카드 등 플라스틱 카드로 피부를 살며시 긁어서 뽑으면 벌침 끝에 달린 독샘을 건드리지 않고 뽑을 수 있다.

벌에 쏘인 경우 봉독에 대한 과민반응이 있는 사람이거나, 그렇지는 않을지라도 벌에 쏘인 부위가 여러곳일 경우에는 주입된 독의 양이 그 만큼 많게 됨으로 어지럼증, 두드러기,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그런 경우는 과민성 반응 쇼크 증상(아나플락시스 쇼크)이므로 최대한 신속히 병원으로 가야한다.

▶허리디스크 환자, 허리 숙이고 하는 작업 피해야=아침저녁으로 선선해졌지만 여전히 한낮에는 30도에 가까운 늦더위가 남아 있다. 이런 더위 속에서 차가 들어가지 못하는 산 중턱에 위치한 묘를 찾아서 등산(?)을 해야하는 경우도 있다. 봉분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무성한 잡초를 제거하다 보면 허리, 어깨, 목 등이 뻐근할 수 있다. 여기에 10㎏이 넘은 예초기를 메고 풀을 깎는 작업까지 하게 되면 벌초 뒤 후유증이 안생길 수가 없다.

특히 허리디스크가 있는 중장년층이라면 산에 오를 때 허리를 숙이는 자세가 디스크를 압박해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낫이나 갈퀴로 풀을 베고 모으는 작업도 계속 허리를 숙이고 하게 되기 때문에 허리통증을 악화시킨다. 무릎이나 발목 관절이 부실한 사람도 경사가 높은 산에 오르는 일이 부담스럽다. 잡초를 뽑을 때 쪼그려 앉는 자세는 무릎 관절의 압력을 높여 통증을 유발한다.

비석이나 돌담 근처에 자란 풀은 낫으로 베야 하는데, 낫으로 풀을 벨 때는 허리를 90도 가까이 숙이게 돼 조금만 지나도 어깨와 허리에 통증이 생긴다. 농업용 작업의자를 착용해 무릎 부담을 줄이고, 자리를 이동할 때는 앉은 자세에서 이동하지 말고 바닥을 짚고 허벅지 힘으로 천천히 일어나 허리를 쭉 편 뒤 스트레칭을 하고 걸어서 이동한다.

백경일 강북힘찬병원 병원장은 “허리디스크가 있는 경우 허리를 숙이는 자세를 취하면 척추뼈 간격이 좁아져 그 사이의 디스크가 튀어나와 인근 신경을 압박,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며 “허리를 숙인 채 뒤를 돌아보는 등의 자세는 척추뼈를 뒤틀어지게 해 허리디스크 환자에게 매우 해로운 자세”라고 설명했다.

▶편한 복장에 스트레칭은 필수=안전사고와 벌초 후유증을 예방하기 위해서 긴 옷과 등산화, 안면 보호대 등은 필수 아이템. 본격적인 벌초 전에는 스트레칭으로 전신의 근육과 관절을 이완시키고 장비를 최종 점검한다.

연료를 넣은 예초기를 등에 메고 모터를 회전시키면 무게와 회전으로 인한 진동이 더해져 어깨와 등, 팔에 힘이 잔뜩 들어 간다. 이 상태로 장시간 작업을 하면 상체에 통증이 생긴다. 따라서 예초기를 멜 때는 어깨끈 길이를 조절해 되도록 등에 밀착해야 한다. 손과 팔에 전달되는 진동을 줄여주는 방진 장갑을 착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어깨질환이 있으면 관절에 염증이 있고 움직임이 제한되는데, 무겁고 진동이 큰 예초기 작업은 어깨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예초기 작업은 숙련된 사람이 하되 1회당 10분을 넘기지 않고 여러 사람이 교대로 해야 한다. 작업을 중단하거나 이동 시에는 엔진을 정지시킨다. 혼자 해야 한다면 5분 이상 충분히 쉬면서 예초기를 내려 놓고 어깨와 팔을 부드럽게 풀어준다. 다른 사람은 예초기 작업 공간 반경 15~20m 내에는 접근하지 않는다.

벌초를 마친 뒤 집에 돌아오면 충분히 쉬면서 몸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이 우선이다. 따뜻한 물로 전신 샤워를 하면서 굳어진 근육과 척추를 이완시켜 준다. 만성적으로 통증이 있는 부위에 다시 통증이 생겼을 때는 핫팩이나 따뜻한 수건으로 찜질해주면 통증이 줄어든다. 염좌와 같은 급성 통증은 아이스팩으로 찜질한다. 벌초로 인한 단순 근육통은 충분히 쉬면 점차 호전된다. 그러나 일주일 이상 통증이 계속될 때는 허리디스크나 인대 염증 등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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