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 이산가족 회담, 남북간 신뢰회복 가늠할 시금석
남북 이산가족의 꿈이 다시 부풀고 있다. 우리측의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실무 회담 제안에 북측이 오는 7일 판문점에서 남북적십자 회담을 갖자며 화답해온 데 따른 것이다. 이번 회담이 좋은 결실을 가져오면 지난해 2월 170명의 가족이 상봉한지 1년 7개월만에 다시 만나게 된다. 전조는 좋다. 북측이 과거와 달리 우리측 제의에 하루만에 동의 의사를 표명한 것부터가 고무적이다. 실무접촉 개최 제안을 수용하면서도 장소를 금강산으로 변경하자고 수정 제의하거나, 상봉 예정일 바로 전날까지도 확정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는 과거의 상투적 모습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물론 이같은 유화적 움직임에는 여러가지 숨은 의도가 있을 수 있다. 당장 생각이 드는 것은 5ㆍ24조치 해제을 위한 분위기 조성 차원이라 할 수 있다. 천안함 폭침으로 취해진 5ㆍ24조치는 북측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해제를 전제 조건으로 내거는 단골 메뉴다. 또 금강산 관광도 하루 속히 재개해 외화를 벌어들이는 창구로 활용하고, 관련 외국인 투자도 보다 적극적으로 끌어내야 하는 처지다. 북한은 최근 다각적인 투자유치책을 내놨으나 기대할만한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강산 관광 재개 논의는 달러를 확보하고, 대외 투자 이미지를 개선시킬수 있는 꿩먹고 알먹는 협상카드이다.

이같은 전제조건이 노출된 만큼 우리측도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우선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에서 남북 고위 당국자가 극적으로 마주앉아 8ㆍ25합의를 이끌어 냈고 이후 첫 접촉이라는 점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 잿밥에만 정신이 팔린 북한을 신뢰의 장으로 끌어내는 게 중요하다. 5ㆍ24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 요구는 남남 갈등을 유발하려는 북측의 전략일 수도 있다. 단합된 목소리를 내야 대북 회담을 주도적으로 끌고 나갈수 있다는 대국민 설득도 감안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산가족의 고령화 등으로 상봉 규모를 대폭 늘리고 상시화하는 방안을 우선 안건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북측도 이번 회담이 향후 남북관계에 중요한 분수령이 된다 점을 인식해야 한다. 남측으로부터 얻어내고 이것이 불투명하면 뒤집고 대화자체를 일방적으로 중단시키는 과거 행태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자유 왕래와 서신교환 등이 통일 독일을 이끈 핵심 요인이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진정성을 갖고 대화를 하다 보면 신뢰가 쌓이고 이게 곧 민족화해와 통일로 가는 길이 열린다. 정치ㆍ군사적 문제와 연결치 말고 조건없이 회담을 풀어나가기 바란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