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쓰는 사람이면 누구나 한 번 쯤 돈을 주고 앱스토어에서 어플리케이션을 다운 받아 사용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1~5달러 정도 지불하는 것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면, 손가락 터치 몇번으로 재미있는, 쓸모있는 앱들을 손쉽게 내려 받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만약 터치 몇번에 수십만원이 오간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세계에는 의외로 비싼 어플리케이션이 많다. 부자들을 겨냥한 프로그램들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비싼 건 ‘밀리어네어즈앱 (The Millionaire’s App)’이다. 영국의 스타트업 기업인 iVIP가 만들어낸 프리미엄 어플이다. 이 앱을 다운 받고자 한다면 당신은 천달러 이상의 돈을 결제해야 한다. 결제를 하고 나면 자유롭게 쓸수 있냐고? 그것도 아니다. 당신이 이 앱을 쓰려면 당신의 자산이 백만 달러가 넘는 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 이 어플의 타겟 유저들은 1%들의 밀리어네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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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앱을 쓰려면 당신이 백만장자임을 증명해야 한다. / 출처: 아이튠즈 |
그렇다면 도대체 이 어플은 무얼 제공하길래라는 궁금증이 남는다. 이 어플은 기본적으로 호텔 및 리조트, 식당, 비즈니스 회사들과 제휴를 맺어 고객들로 하여금 이 플랫폼에서 예약을 유도하는 평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러나 제휴한 회사들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최고급 호텔, 미슐랭 식당, 전용기 및 헬기 대여 회사, 럭셔리 여행 회사, 요트 대여 회사 등 가격이 만만치 않은 회사들과만 협정을 맺기 때문이다. 이 어플에서 제휴 회사의 서비스를 이용하면 당신은 다른 경로를 통해 이용할 때 보다 더 나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게 iVIP가 자랑하는 프리미엄 혜택이다.
이 어플과 제휴를 맺은 곳은 총 36군데이다. 그 중 하나인 브라질에 위치한 ‘폰타 도스 간쵸스 (Ponta dos Ganchos)’ 리조트를 이 어플을 통해 예약을 하면 당신의 방은 한 단계 자동 업그레이드 되고, 마사지 또한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미슐랭에서 인정 받은 세계적인 요리사 고든 램지가 운영하는 영국 최고급 레스토랑에 우선 예약하는 일도 가능하다. 전용기 서비스 회사인 ‘마젤란 제트 (Magellan Jets)’를 이 어플을 이용하여 예약하면 기내 식사에서 부터, 지상 교통편 제공에 서비스 업그레이드까지 제공한다. 몇몇 제휴 회사는 이 어플을 통해 할인을 받을 수도 있다. 단, 명심 해야 할 사항이 있다. 이 앱을 사용한지 1년이 지나면 서비스가 더 이상 제공되지 않는다. 다시 천 달러를 주고 결제를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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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플과 제휴 협정을 맺은 폰타 도스 간쵸스와 마젤란 제트 / 출처: 각각 폰타 도스 간쵸스 공식 홈페이지와 마젤란 제트 공식 홈페이지 |
한국에서도 이 어플이 사용되고 있을까? 그러하다. 2009년에 첫 출시 된 이 어플은 한국 아이튠즈에서 2010년부터 랭킹에 카운트 되기 시작했다. 모바일 업계 분석 회사 AppAnnie에 따르면, 국내에서 밀리어네어즈 앱은 2010년 Top Grossing 순위에서 전체 카테고리 부문 12위와 라이프스타일 부문 2위를 차지하였다. 이후 잠잠하였다가 다시 2013년부터 Top Grossing, 라이프스타일 부문에서 500위권 내에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KB금융연구소가 발간한 ‘2015 한국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백만장자들의 비율은 국내 인구의 약 0.35%정도이다. 2013년 상반기부터 2015년 현재 (8월기준)까지 Top Grossing 순위에 꾸준히 올랐다는 것은 이 앱을 약 130만원을 주고 구입한 유저 수가 누적적으로 증가해 왔다는 의미이다. 즉, 국내의 부호들도 이 앱을 통해 런던, 뉴욕, 파리, 브라질 등지의 호화로운 서비스를 누려온 셈이다.
이 어플은 한동안 건재할 예정이다. 국내를 제외하고도 바레인, 카타르, 도미니카 공화국, 룩셈부르크 등지에서 아이튠즈 Top Grossing 순위에서 30위권 내를 유지하고 있다. 어플을 다운 받을 수 있는 경로가 아이튠즈 뿐만 아니라 윈도우, 구글 플레이까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밀리어네어즈 앱의 프리미엄 혜택 제공은 계속 될 것이다.
yjl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