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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2+2’, 南청와대-北국방위 대화 채널로 살릴 필요
판문점에서 진행되고 있는 남북한 고위급 접촉이 좀처럼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는 첫 접촉이 시작된지 사흘째인 24일 오전까지도 “팽팽한 협상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접촉 시간만 해도 30시간 가까이 되는 마라톤 회담이다. 물론 의제 자체가 타결이 쉽지 않은 사안이기는 하다. 북한은 대북 확성기를 통한 심리전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우리는 목함지뢰 매설과 포격 등 군사 도발에 대한 사과와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약속없이는 수용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시간이 길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타협의 여지가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기왕 마련된 자리인 만큼 남북간 화해와 협력의 물꼬를 확 트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특히 이번 접촉이 주목되는 것은 참석자인 ‘2+2’ 면면이다. 우리는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북측은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가 나왔다. 우선 단장격인 김 실장과 황 총국장은 명실상부한 남북군사안보 최고 실세들이다. 특히 황 총국장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신임 속에 급 부상한 권력 핵심이다. 남측의 국가안보실장과 북한의 군부 서열 1위가 공식 회담에서 마주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것만 해도 그 의미가 상당하다.

여기에 그 동안 남북간 주 협상채널인 ‘통통(통일부+통일전선부)라인’이 가세했다. 남북 관계를 책임지는 홍 장관과 북한의 대남 업무 최고 베테랑으로 통일전선부장을 겸하고 있는 김 비서가 합류한 것이다. 남북한 군사와 통일 정책 최고 책임자들이 참여하는 접촉 채널에서 다루지 못할 사안은 없다. 실제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최근 조성된 사태의 해결방안과 앞으로의 남북관계 발전 방안에 대해 폭넓게 협의했다”고 전했다. 군사 관련 사안 뿐 아니라 남북간 현안이 광범위하게 논의되고 있다는 얘기다.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 대해 단호하게 책임을 묻는 우리의 입장이 흔들려선 안된다. 또 도발-부인-유화제스처-경제지원 요구라는 악순화의 고리도 반드시 끊어야 한다. 하지만 남북관계가 언제까지 벼랑 끝에 서서 줄다리기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제 책임있는 당국자들이 한반도 평화와 공존을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2+2’ 진용을 남북 대화의 새로운 채널로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 청와대와 국방위가 핫라인으로 통할 수 있어야 어떤 사안이든 실질적인 대화와 관계 진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접촉 결과에 거는 기대가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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