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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행 난민 불법 중개업자 기승…서비스 종류 따라 액수 천차만별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프랑스 칼레 난민촌의 수단 출신 23세 청년 모하메드는 영국에서의 새 삶을 꿈꾸며 매일 목숨을 건 여정길에 올랐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결국 불법 중개업자들의 도움을 받기로 결심했다. 만만치 않은 액수의 돈이 들지만 친족들에게 손을 벌려 볼 생각이다. 프랑스 경찰에 따르면 불법 밀입국 중개 조직들은 모하메드와 같은 난민자들에게 ‘영국행(行) 티켓’을 팔아, 한 해 400만유로(약 53억원)까지 손에 쥔다.

올들어 난민 수가 사상 최대로 늘면서 불법 이민 알선 조직들도 따라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 소위 ‘정글’이라 불리는 칼레 난민촌의 난민 수가 지난해 800명에서 현재 5배가 넘는 5000명으로 급증한 가운데, 올해 프랑스 경찰이 붙잡아 해체한 불법 난민 중개 조직도 지난해 상반기 6개에서 현재 3배인 19개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자료=인디펜던트]

이 조직들은 난민 1인에게 서비스 종류에 따라 500(약 66만원)~2만유로(약 2700만원)까지 돈을 챙기고 있다. 이민 관련 서류나 여권을 위조해 주고, 숙박까지 해결해주는 ‘풀 서비스’는 지불액이 뛰는 식이다. 이달 적발된 알바니아인 중개 조직은 6개월 만에 약 250명의 난민으로부터 총 200만유로(약 26억6000만원)를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2만유로짜리 일명 ‘5성급’ 서비스는 위조 서류까지 마련해준다. 예컨대 6월 적발된 스리랑카인 조직은 태국에서 만든 영국 여권 등을 제공하는 대가로 난민 1인당 1만5000(약 1994만원)~1만9000유로(약 2526만원)를 받았다.

차별화된 서비스도 등장했다. 실패할 경우에 대비해 반복적으로 입국 시도를 돕는다는 내용이 담긴 계약을 맺거나, 피신해 있을 은신처를 제공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알바니아인 중개업자들의 경우 이같은 ‘성공 보장’ 계약으로, 난민 1인당 6000(약 798만원)~8000유로(약 1064만원)의 높은 중개료를 요구했다.
[자료=텔레그래프]

경찰 단속을 피하는 기술은 한층 치밀해졌다. 프랑스와 영국 경찰이 칼레에서 난민 단속 대상 차량에 이산화탄소 농도 측정 센서를 쓰기 시작하자, 중개업자들은 알루미늄 호일로 만든 산소 주머니를 난민들에게 쥐어주며 이에 맞서고 있다. 최대한 차에 사람들을 늦게 태우는 방법도 쓴다.

20일(현지시간) 영국과 프랑스는 난민 밀입국 조직 적발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국경보안협약을 체결했다. 경찰력 증강을 통한 밀입국 조직 단속, 칼레에 난민 문제에 대응할 합동 지휘통제본부 설립, 유로터널 입구의 보안 울타리 보강, 폐쇄회로(CCTV) 추가 설치, 유로터널 입구에 적외선 탐지시스템 설치 등이 포함됐다.

양국은 칼레를 피하는 대체 경로로 벨기에 지브뤼지 항구와 네덜란드 후크반홀란드 항구가 떠오를 수 있다고 보고, 네덜란드와 벨기에 당국과도 항구 단속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이와 관련 영국 제임스 브로큰셔 이민 장관은 관련 방안 협의 차 네덜란드와 벨기에를 직접 방문할 예정이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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