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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광장 - 이일형> 일자리 창출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국제자본이동이 수월한 현 상황에서 일자리는 한 단위생산에 소요되는 노동임금(unit labor cost)이 높은 나라에서 낮은 나라로 옮겨 다닌다. 이런 관점에서 수입과 수출의 합이 GDP의 88%를 차지할 정도로 국제시장에 노출된 한국은 역내 일자리 창출이 세계경제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총 수출의 86%가 자본재와 중간재인 것을 감안할 때 수출대상국의 경제성장뿐 아니라 산업 환경과 생산단계별 상대적 경쟁력들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우리의 일자리는 외국 기업의 선택뿐 아니라 국내기업이 어느 곳에 자신들의 생산기지를 건설하느냐의 선택에도 똑같이 영향을 받는다. 이런 선택은 규모에 관계없이 모든 기업이 이윤극대화를 위한 결정으로서 시장의 기본 원리이다. 

또한 과거처럼 교역재와 비교역재를 구분하는 것도 자본과 노동ㆍ기술의 자유로운 이전으로 그 의미가 점점 더 퇴색되었다. 예를 들어 미국인 변호사가 한국기업에 1년 취직해서 법률자문을 제공하는 경우 미국에서 한국에 법률 서비스를 수출한 것과 사실상 차이가 없다 (물론 국제수지에 기록은 다르게 표기된다). 그러므로 점진적으로 국경에 관계없이 자본의 분배를 결정하는 자들의 선택에 따라 한 국가의 일자리가 창출된다.

우리가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고 국내경제의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우선 국내외 자본을 한국에 많이 투자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즉 경쟁국보다 우리의 생산 환경이 좋아야 하고 노동생산성이 높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필요한 기술이 높아야 하고 노동임금은 상대적으로 낮아야 한다, 다시말해 명목임금이 높으면 생산성이 높아야 한다는 논리다.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국경을 초월한 경쟁시대이기 때문에 상대적적으로 우위에 있어야 한다. 특히 외국 자본일 경우 노동임금 비율을 높여야 우리에게 오는 수익이 커진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의 2014 세계투자 리포트를 보면 한국은 세계 20개 최대 직접투자(FDI)국 중 하나지만 최대 20개 투자 유치국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이는 2012~2013년 평균액 기준으로 따진 결과다. 다시말해 우리나라는 순자본유출이 일어나고 있으며 일자리를 경쟁국들에게 빼앗기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세계은행이 발행하는 2015보고서(Doing Business 2015)에 한국이 산업 환경에서 189개 국가 중 5위로 평가된 것과는 이질감이 있다.

반면 2014~2015년 국제경쟁지수는 한국의 생산 환경 중 제도, 노동시장 효율성, 금융시장 개발 정도를 144개 국가 중 각각 82, 86, 80등으로 평가했으며 이는 7위로 평가된 거시경제 환경과 큰 대조를 이룬다. 특히 노동시장에 대해서는 경직성에 대한 우려를 표현하면서 노사관계, 해고 비용, 충원과 해고의 어려움 등을 지적했다. 한국의 노동시장에 유연성이 너무 결여돼 있다는 안팎의 지적이 그대로 입증된 셈이다.

한국에 너무도 많은 청년들이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인턴자리라도 얻으려고 애쓰고 있는 것과 또 증가하는 비정규직, 과다한 근무량에 시달리는 많은 노동자들을 생각할 때 이런 우려가 있다는 것은 역설적이다.

결론적으로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국내외 자본투자자들의 관점에서 국내투자환경이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그

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확보되어야 할 것이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이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구분을 없애고 벌칙 없는 시간제 도입 등 다양한 형태의 노동을 수용하며 노동자들의 기본 권리를 철저하게 보장해주되 생산성이 없는 노동력을 해고할 수 있는 제도와 관행으로 정의내릴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20~30년 세계시장에 노동력이 지속적으로 더 증가할 것을 감안할 때 노동시장의 유연성은 노동생산성 증대와 함께 우리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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