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 톈진 대폭발 참사, 남의 일 처럼 여겨선 안된다
중국 톈진(天津)에서 발생한 초대형 폭발사고의 사망자와 실종자수가 200명을 넘어섰다. 부상자수가 710명에 달하고 중상자가 대부분임을 감안하면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폭발 당시 원자폭탄이 터진 것 처럼 거대한 불기둥이 치솟고 물류창고 자리가 커다란 웅덩이로 변했다고 하니 폭발 당시 규모와 충격이 어떠했는지 가늠하기에 충분하다. 다이너마이트를 싣고가는 기차에서 촛불을 켜고 자다 발생한 지난 1977년 이리(裡里, 현재 익산)역 폭발사고를 다시 연상케할 정도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폭발사고가 발생한지 사흘이 지나서야 창고보관물질에 청산가리 성분인 시안화나트륨이라는 유독물질이 포함된 사실이 드러났다는 점이다. 당시 소방대원은 현장에 무슨 물질이 있는지 모르고 물을 뿌렸는데 바로 이 물이 탄화칼슘(카바이드)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2차 대폭발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뒤늦게 안 중국당국은 부랴부랴 반경 3㎞의 주변지역을 통제하고 주민소개령을 내렸다. 또 화학부대를 투입해 바다로 나가는 모든 하수구를 막는 긴급조치를 취하는 등 2차, 3차 사고 방지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시진핑 중국국가 주석까지 나서 ‘피의 교훈’을 깊이 새기라며 뻐아픈 자성과 대책마련을 지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역시 톈진 폭발을 강 건너 불구경으로 여길 때가 아니다. 화학물질 누출사고가 수시로 발생하는 처지라는 점에서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지난 2012년 경북 구미공단에서 발생한 영세업체의 불산누출사고가 대표적 사례다. 당시 누출사고 발생에도 소방대가 중화제인 소석회를 보유하지 못해 물을 뿌렸고 그 결과 불산이 연무처럼 변해 주민 5명이 사망하고 1만1300명이 병원치료를 받아야만 했다. 농작물 피해만도 212㏊(64만평)에 달할 정도였다. 현재 이같은 유독물질 대량취급업소가 3000개나 된다니 재앙을 안고 사는 꼴이다. 한화케미칼 울산2 공장 폭발 처럼 최근 중화학단지 공장에서의 사고도 빈발하고 있다. 울산을 비롯해 여천, 대산 등지의 화학단지는 지난 60~70년대에 집중 건설돼 시설이 노후화된데다 고질적 안전의식 부재로 인명사고가 수시로 일어나는 형편이다.

톈진 사고는 우리의 안전 불감증이 얼마나 큰 재앙을 불러오는 지를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 취약한 현장을 집중 점검하고 사고를 잉태하는 구조적 요인은 없는 지 살펴보고 사전에 제거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소를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않는 어리석음을 또다시 반복해서는 안된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