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삼성전자가 우수한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가진 임직원의 ‘스타트업’(Start-up) 창업에 적폭적으로 힘을 보태고 나섰다. 단순히 임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사내 관련 사업부로 이관해 상품화하는 것을 넘어, 별도의 법인을 설립하고 직접 경영 일선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른바 ‘삼성전자 DNA’를 고스란히 담은 새로운 스타트업의 시대가 열린 셈이다.

삼성전자는 자사 임직원들의 자발적 연구 프로젝트인 C-Lab(Creative Lab)의 우수 과제 중 3가지를 선정해 스타트업 창업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C-Lab은 삼성전자가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확산하고 임직원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자 2012년 도입한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이다. 지난 3년간 100여개의 과제가 C-Lab에서 진행됐고, 40여개의 과제가 개발을 완료했다. 그 중 27개 과제는 관련 사업부로 이관돼 개발 및 상품화가 진행 중이다. 특히 C-Lab의 성과물은 외부 전시회에서도 호평을 받는 등 높은 사업화 가능성도 입증받았다.

자발적 연구 프로젝트인 C-Lab(Creative Lab)으로 시작해 스타트업으로 독립하게 된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창업 성공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왼쪽부터) ‘팁톡 (TipTalk)’의 전병용 씨, 윤태현 씨, 최현철 대표, ‘아이오핏 (IoFIT)’의 김태현 씨, 조형진 대표, 이세희 씨, 김성국 씨, ‘워크온(WalkON)’의 정해권 대표, 이상재 씨.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신체의 일부를 활용해 통화음이 잘 들리게 하는 신개념 UX(사용자경험) ‘팁톡(Tip Talk)’ ▶개인의 보행자세를 모니터링하고 교정을 돕는 스마트 깔창ㆍ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아이오핏(IoFIT)’ ▶걷기 운동과 모바일 쿠폰을 결합한 서비스 ‘워크온(WalkON)’ 등 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3가지 과제를 선정, 임직원들이 스타트업 기업을 직접 설립ㆍ경영하는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앞의 과제를 담당한 총 9명의 임직원은 삼성전자에서 퇴직한 뒤 각각 3개의 스타트업 법인을 설립해 올해 연말과 내년 상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제품과 서비스 출시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이들 임직원 스타트업에 경영ㆍ기술 노하우를 전수하는 컨설팅을 제공하는 한편, 사업의 조기 안정과 성장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자발적 연구 프로젝트인 C-Lab(Creative Lab)으로 시작해 스타트업으로 독립하게 된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창업 성공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윗줄 왼쪽부터) ‘아이오핏 (IoFIT)’의 김태현 씨, 조형진 대표, 이세희 씨, 김성국 씨, ‘워크온(WalkON)’의 정해권 대표, 이상재 씨. (아랫줄 왼쪽부터) ‘팁톡 (TipTalk)’의 전병용 씨, 윤태현 씨, 최현철 대표.

아울러 창업에 도전한 임직원들의 기업가 정신과 창업 경험의 가치를 인정해 본인이 원할 경우 삼성전자에 재입사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또 내부 C-Lab 과제 인력에 대해서도 직급과 호칭을 없애고 근태관리도 적용하지 않는 등 보다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과제 결과와 직접 연결된 새로운 평가ㆍ보상제도도 도입된다.

이재일 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장(상무)는 “그동안 C-Lab을 통해 인재를 발굴하고 아이디어 구현의 기회를 제공해왔다”며 “이제는 한발 더 나아가 임직원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yesye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