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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태원 회장 복귀]M&A로 성장한 SK... ‘3년 잔혹사’ 끝날까
[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2012년 3월26일, 최태원 회장은 SK하이닉스로부터 특별한 선물을 받았다. 이날 SK그룹의 새 가족으로 출범한 SK하이닉스가 최 회장에게 ‘대표이사 사원증’을 보낸 것.

최 회장은 이 사원증을 자랑스러운 듯 하루종일 달고 다녔다. SK하이닉스의 출범으로 SK의 임직원 수는 5만명에서 7만명으로, 수출비중은 단숨에 70%를 훌쩍 뛰어넘었다.

SK그룹의 역사는 사실 M&A로 일궈왔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닭표’ 인조견 안감과 ‘봉황새’ 이불감을 팔다가 1968년 폴리에스터 원사공장으로 도약한 SK는 1980년 유공(당시 대한석유공사)를 인수해 에너지ㆍ화학기업으로 성장했다. 
최태원 회장(왼쪽)이 2013년 1월24일 다보스 현지에서 열린 코리아나이트에서 사회적기업활성화를 통한 사회문제 해결을 제시했다.

재계 10위 안팎을 맴돌던 SK는 1979년 매출액이 1조1208억원에 달했던 유공 인수로 단숨에 재계 5위로 부상했다. 가능성 있는 부실기업을 인수해 단기간에 급성장시키는 것도 SK의 또다른 성공요인이다. 유공은 1980년 인수당시 1160%에 달하던 부채비율을 1983년 391%로 크게 낮췄고, 1980년 매출액 1조9676억원에서 1983년 2조7252억원까지 키워놨다. 적자에 허덕이던 회사는 1983년 197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1994년에는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해 새로운 날개를 달았다. 이듬해에는 이동통신 원천기술인 CDMA 상용화에 성공해 1998년 이동전화 가입자수 500만명을 돌파했다.이는 당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1%에 해당하는 수치다.

2012년은 31년만에 반도체 사업 진출이라는 숙원을 달성한 해다. 1978년 반도체 분야 진출을 선언하고 선경반도체를 설립했지만, 곧이어 전세계를 강타한 2차 오일쇼크를 이겨내지 못하고 1981년 회사를 해산했다.

에너지와 정보통신으로 도약한 후 다음 성장을 준비하던 SK는 2009년 M&A 시장에 등장한 하이닉스를 주목했다. 하이닉스는 이미 매출의 98%를 수출로 벌어들이던 기업이었다.

SK하이닉스 출범식 날, 최 회장은 1박2일간 이천공장에 머물며 업무보고를 받고 직원 230명과 호프데이를 가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천공장 인근 호프집 4곳을 빌려 11시가 넘어서까지 화기애애한 술자리를 가졌다. 그는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글로벌 기업으로서 성장에 한계가 있다. 움츠러들지말고 한발자국 더 내딛어야 한다”면서 막대한 투자를 단행했다. 미래전략실을 신설하고 유럽기술센터 설립, 미국컨트롤러 업체인 LAMD를 인수로 전력을 다져나갔다.

그러나 하이닉스를 끝으로 SK는 M&A 분야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2013년 SK텔레콤과 SK E&S가 각각 ADT캡스와 STX에너지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가 중도 철회했다. 지난해에는 SK이노베이션이 호주 UP 인수의사를 밝혔다가 포기했다. 올해 초에는 SK네트웍스가 KT렌탈 인수에 참여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SK네트웍스가 서울 시내 면세점 경쟁에 참여했다가 탈락하는 등 SK의 ’M&A 잔혹사‘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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