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최고경영자(CEO)인 래리 페이지는 10일(현지시간) 블로그를 통해 새로운 회사 알파벳을 설립하고 세르게이 브린 등 구글의 공동창업자들과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구글의 조직 개편안이 규제당국에 제출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홀딩 컴퍼니인 알파벳은 구글 뿐만 아니라 구글 산하에 있던 모든 사업 부문을 총괄하게 된다. 래리 페이지는 “알파벳의 탄생은 (공동설립자인) 세르게이와 나에게 감격스러운 구글 역사의 새 장(章)”이라며 “알파벳이라는 단어는 인간의 가장 중요한 혁신인 언어를 이루는 모든 글자이자 구글 검색 및 색인의 핵심을 의미하기 때문에 우리는 새로운 회사의 이름으로 기꺼이 사용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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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의 CEO 래리 페이지[사진=게티이미지] |
알파벳이 지주회사로 기능하는 새로운 지배구조에서 구글은 종전 사업 중 검색과 광고, 지도, 유튜브, 안드로이드 등은 그대로 이어가게 된다. 하지만 구글 산하에 있던 인간수명연장 바이오기업 캘리코와 건강 연구 회사 ‘라이프 사이언스’, 스마트홈을위한 온도제어기기 제조사 네스트, 벤처 캐피털 ‘인베스트먼트 암스’,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기업 ‘파이버’, 자율주행차 및 드론 연구 부문 ‘구글 엑스(X)’ 등은 구글로부터 분리돼 알파벳 산하의 독립적인 자회사 및 사업 부문이 된다.
이같은 지배구조 재편은 기업 문화의 활력을 되찾고 각 사업 부문의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운영을 위한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모회사 알파벳의 설립을 통한 구글의 지배구조 재편이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 소유의 기업 ‘버크셔 해서웨이’를 연상케 한다고 분석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보험사와 투자사는 물론이고 철도회사에서 구두제조사, 속옷업체까지 거느리고 있는 지주회사다.
또 구글을 향한 최근 월스트리트의 우려도 반영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투자자들은 구글이 자율 주행차 개발이나암퇴치 연구 등에 눈을 돌리면서 핵심 사업인 인터넷 검색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해왔다.즉, 이번 지배구조 개편이 구글의 핵심사업을 강화하면서도 다양한 신규 사업 부문에 대한 투자와 개발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라는 분석이다.
또 구글의 광고 수입과 신규 사업 부문에 대한 투자에 대한 투명한 공개 등 재정투명성을 요구해왔던 투자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도 있는 방안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즉 구글에서 신사업 부문이 제외되고 핵심 사업만 남겨짐으로써 투자자들은광고 매출에 대해 더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있고, 신사업 부문에 대한 투자 규모와 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알파벳의 CEO는 래리 페이지가 맡게 되고 세르게이 브린은 대표이사를, 에릭 슈미츠는 이사회 의장 역할을 하게 된다. 구글 CEO는 선다 피차이 부사장이 승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5월 모건스탠리에서 자리를 옮긴 구글의 최고재무책임자 루스 포랫은 알파벳에서 같은 직을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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