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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성비 오덕] ‘베가 vs 어반나이트’ 아웃도어 헤드폰, 당신의 선택은?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스마트폰 시대로 접어들면서 음악을 감상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케이블은 사라졌고 성능은 개선됐으며 디자인은 보강됐다. 휴대성이 높은 이어폰과 달리, 한정된 공간에 머물렀던 헤드폰도 체질을 바꾸고 옷을 갈아입어 외출을 시도했다. 유선시대에 비싼 스피커로 들을 수 있었던 풍부한 음질은 기본. 디자인과 내구성 등을 고루 갖춰 아웃도어 아이템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헤드폰의 단점으로 꼽히던 크기와 차음성도 눈에 띄게 발달했다. 최근엔 다양한 컬러와 외관을 갖춘 모델들이 대거 등장해 이어폰 사용자들의 지갑을 열게 만들었다. 고해상도 음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즐기는 마니아층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한 것. 이제 음악은 고급스러운 취미생활의 일부분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가격 부담이 커졌지만 과거 오디오 시절 때와 비교하면 ‘세상 참 좋아졌다’고 말할 수 있다. 
자브라 베가(오른쪽)와 젠하이저 어반나이트 XL(왼쪽)의 가격은 각각 34만9000원, 31만9000원이다.

자브라 베가=자브라 최초의 오버이어 타입 헤드폰이다. 귀를 완전히 덮는 형태에 외부 소음 파장을 분석해 99% 소음을 차단하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이 핵심기술이다. 
자브라 베가의 가장 큰 장점은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이어컵 외부에 작은 버튼으로 있다. 숨어 있는 청음 버튼도 눌러보자.

블랙수트 안에 근육질 몸을 감춘 ‘남성미’가 느껴진다. 사격용 귀마개가 떠오를 정도로 밋밋하지만 오히려 질리지 않는 디자인이다. 마감도 뛰어나다. 알루미늄 프레임과 강철 힌지를 채용해 내구성을 높이는 한편, 다양한 장력ㆍ낙하ㆍ유연성 테스트를 거쳤다. 무게는 278g. 실제 들어보면 보기보다 가벼워 놀랄 정도다.
패브릭 소재의 케이블은 꼬임이 적고 멋스럽다. 실리콘 재질의 전체적인 디자인도 만족스럽다.

귀를 덮는 이어컵과 푹신한 헤드밴드는 장시간 음악 감상시에도 부담이 덜하다. 우레탄 재질의 밴드는 오염으로 인한 변색이나 변형에 강해 관리도 쉽다. 케이블도 두꺼워 단선 우려가 없다. 블랙의 일관된 디자인은 힙합 스타일의 스낵백과 함께 스타일링하기에도 좋다.

이어컵엔 외부 청음 버튼이 교묘하게 숨어 있다. 얼핏 봐선 안 보일 정도로 뛰어난 마감을 뽐낸다. 노이즈 캔슬링 버튼으로 외부 소음이 차단된 상태에서 청음기능 버튼을 누르면 바로 음소거가 작동해 주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안전하게 걷거나 대화 시에 유용한 작은 배려이자 쓸만한 기능이다.
자브라 베가는 자브라 사운드 앱과 함께 했을 때 완전체가 된다. 앱의 완성도가 2% 부족하다는 점이 아쉽지만.

외부 소음 차단으로 인한 소리의 질감은 스튜디오 헤드폰 못지 않다. 자브라의 시작이 보청기였다는 점을 상기하면 충분히 납득할만한 기술력인 셈이다. 소리를 압축해 송출하는 것이 아닌 감상에 완벽한 환경을 조성해 원음 그대로를 뿜어내는 형태다. 중저음은 타격하기보다 소리를 밖에서 안으로 감싸며, 고음과 중음역은 날카롭게 모난 데 없이 정확한 음의 높이를 유지한다. 노이즈 캔슬링을 작동해도 음의 변형이 없다는 점도 높은 점수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자브라 사운드 앱에서 돌비 사운드와 이퀄라이저를 조절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저장된 음원이 많다면 초기 구동 때마다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스마트폰에 자브라 사운드 앱(Jabra Sound App)을 설치하면 돌비 디지털 플러스(Dolby Digital Plus), 이퀄라이저 등 효과를 더할 수 있다. 스마트폰 스토리지 음원이나 고해상도 스트리밍에 음장 효과를 더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사용 빈도는 떨어지지만, 자브라의 섬세한 배려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단 돌비 디지털 플러스는 명확하게 호불호가 갈린다. 막힌 소리를 싫어한다면 이퀄라이저만 조절할 것을 추천한다.

젠하이저 어반나이트 XL=어반나이트는 인기모델인 모멘텀 시리즈와 다른 젊은 감각의 아웃도어 헤드폰이다. 실내에서 즐기는 음악감상이 아닌 활동적인 사용자를 위한 제품으로, 내구성과 디자인에 각별한 공을 들였다. 폼을 없애 정수리에 밀착하게 만든 헤드밴드나 다양한 색감을 강조한 유닛 부분이 대표적이다. 톡톡 튀는 개성을 원하는 사용자들에게 적합하다.
어반나이트는 젊은 감각의 아웃도어 헤드폰이다. 완벽한 폴딩을 지원해 휴대하기도 쉽다. 케이블 단자의 결합 방향은 정해져 있다.

귀를 덮는 이어컵은 날렵하면서도 쿠션감을 유지한 것이 특징이다. 야외활동 시 벗겨지지 않을 정도로 헤드밴드 장력은 강하지만, 이어컵 재질이 부드러워 불편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또 유닛이 크지 않아 헤드폰을 착용했을 때 어색하지 않은 스타일링을 완성할 수 있다. 단 먼지가 잘 붙는 재질이란 점은 아쉽다. 애완동물을 기르거나 먼지가 많은 환경에서는 검은 이어컵이 지저분해지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헤어밴드의 마감은 매우 뛰어나다. 밖과 안이 플라스틱과 금속이 절묘하게 맞물린 형태. 사용감에 따른 오염은 불가피한 것이 흠.

어반나이트를 이야기할 때 내구성은 필수요소다. 알루미늄 슬라이더와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의 힌지로 만들어져 신뢰가 높다. 휴대성은 덤. 완벽한 폴딩 기능으로 백팩이라면 어디라도 함께 할 수 있다. 별도의 파우치가 없다는 점이 아쉽다. 크기에 걸맞은 케이스를 구하기도 쉽지 않은 탓이다.

케이블은 클래식 헤드폰과 같이 교체형을 택했다. 컨트롤러를 포함한 케이블이 패키지에 포함된다. 특별한 스타일링이나 음질의 차이를 느끼고 싶은 사용자라면 별도의 케이블을 구매해 조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케이블은 이른바 ‘칼국수’라 불리는 납작한 모양으로 꼬임을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재생 옵션을 조절할 수 있는 리모콘과 실리콘으로 마감된 연결부는 만족스럽다.

앞서 살펴본 자브라 베가가 노멀(Normal) 사운드에 집중됐다면, 젠하이저 어반나이트는 사운드 디자이너가 손 본 개성 넘치는 소리를 들려준다. 베이스(저음)뿐만 아니라 고음과 중음도 굉장히 강하게 세팅됐다. 섬세하고 다양한 악기 구성의 클래식이나 재즈보다 비트가 강조된 일렉트로닉과 록, 힙합이 어울린다. 아웃도어 사용자들의 취향까지 고려한 대목으로, 겉부터 속까지 일관된 인상이 강하다. 젊은 층이 선호하는 소리라는 의미다. 자브라 베가와 비교해볼 때 볼륨이 높게 세팅돼 있어 크게 음악을 감상하는 사용자들의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어반나이트의 소리는 말그대로 폭발적이다. 어떤 장르를 들어도 현장에서 듣는 것과 같이 증폭된다. 여기에 사운드 디자인을 거친 풍부한 소리가 별도의 이퀄라이징이 필요없을 정도.

정확하고 풍성한 저음 세팅은 영화를 감상하기에도 좋다. 특히 폭발음과 총알을 퍼붓는 액션영화라면 상영관의 다채널 스피커에 못지 않은 박력을 느낄 수 있다. 전체적인 음이 귀를 강력하게 때리므로 이퀄라이저로 부담을 줄이는 것도 좋다. 장시간 감상했을 경우 피로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대립된 취향을 만족시키는 두 제품. 폭발적인 사운드를 기대한다면 어반나이트를, 차음성과 섬세함을 원한다면 자브라 베가를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자브라 베가와 젠하이저 어반나이트 XL의 가격은 각각 34만9000원, 31만9000원이다. 가격대는 비슷하지만 디자인ㆍ음색이 극과 극인만큼 구매층의 취향에 따라 만족감은 다를 것으로 보인다. 실제 착용하고 들어보는 것이 우선이다. 구매 팁을 더하자면 착용했을 때 거울로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라는 것. 이어컵과 유닛, 헤드밴드의 스타일도 소리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헤드폰이 패션 아이템으로 발전한 시대, 옷을 맞추듯 속부터 겉까지 꼼꼼하게 살피는 것이 제품의 가치를 높이는 지름길이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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