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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즘] 양보와 소통 그리고 고통 분담이 청년일자리 해법
롯데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권 다툼이 전입가경이다. 신동주ㆍ동빈 형제의 다툼으로 불붙은 경영권 쟁탈전은 부친인 신격호 총괄회장까지 가세하면서 로열패밀리의 집단 난투극 양상으로 변질됐다. 말 그대로 골육상쟁이다. 이들 신씨 부자 사이엔 경영권이란 목표만 있을뿐 상대방을 배려하는 양보나 소통의 의지는 찾아볼 수 없다.

돈은 피보다 진하다, 돈 앞에 부모자식 없다는 말이 실감나는 롯데다. 롯데그룹의 진흙탕 싸움을 지켜보던 정부와 정치권에선 롯데그룹의 불합리한 지배구조에 메스를 가할 태세다. 호사가들 사이에선 롯데그룹이 쪼개지거나 이 보다 더 안좋은 상황으로 치달을 거란 소문까지 나돈다. 

롯데그룹 오너 일가처럼 서로 칼끝을 겨누며 소모적 싸움을 벌이는 곳은 많다. 노동현장도 그중 하나다. 박근혜 대통령이 일찌감치 올 하반기 국정 운영의 주요 과제로 청년일자리 창출을 강조할 만큼 노동개혁은 대한민국 최고의 화두다. 정치권에선 여야가 노동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방법론을 두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정부와 노동계도 마찬가지다.

노사정위원회의 시계는 멈춘지 오래다. 노사정 위원들이 임금피크제 도입과 취업규칙 변경 등에 대한 시각차가 좁히지 못한 데다 양보와 소통의 문을 굳게 닫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청년 일자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6월 15~29세 청년실업률은 전달보다 0.9%포인트 상승한 10.2%를 기록했다. 외환위기의 후폭풍이 한창이던 1999년(11.3%)이후 16년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전체 실업자도 105만명으로 5개월 연속 100만명대를 기록중이란다. 이중 절반에 육박하는 45만명이 청년백수다.

이처럼 일자리가 터무니 없이 부족하다 보니 취업 경쟁도 덩달아 치열할 수 밖에 없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올해 대졸자 취업 경쟁률은 평균 32.3대 1을 찍었다. 2013년(28.6대 1)보다 훨씬 높은 숫자다. 5일 최경환 부총리가 임금피크제의 필요성을 강조한 데 이어 6일엔 박근혜 대통령까지 노동개혁을 주문하는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청년 고용절벽 해소 종합대책’은 그야말로 해갈의 단비나 다르지 않다. 2017년까지 공공 부문에서 5만7600명의 청년일자리를 비롯해 총 21만명에게 직장을 제공하겠다니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들 일자리 중 상당수가 인턴쉽같은 불안정한 비정규직이라는 점에서 뒷맛이 개운치 않다.

경제지표가 하루가 다르게 추락하고 있다. 반도체, 철강, 조선 등 한국경제의 핵심 산업 실적이 곤두박질치고 있고, 자동차 수출과 내수도 신통치 않다. 경제단체 일각에선 3%대를 바라보던 경제 성장율 전망치도 2%대 중반조차 장담할 수 없는 위기상황이란다.

경제 상황이 나빠질 수록 청년일자리도 덩달아 줄어들기 마련이다. 걱정이다. 더 큰 문제는 내년이다. 정년연장이 시행되는 내년부턴 청년일자리가 더 좁아질 게 뻔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 노사정 3자는 테이블로 나와 청년실업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 해법은 오히려 간단하다. 양보와 소통 그리고 고통 분담이 청년일자리의 해법이다. 지금은 칼과 창보단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할 때다.

/calltax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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