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부진이 심상치 않다. 지난달 수출 실적은 466억달러로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하면 3.3% 줄었다. 올들어 내리 7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5월까지의 폭락세가 6월 주춤하나 했더니 다시 내리막 길이다. 게다가 수입도 동반 부진 현상이 뚜렷하다. 7월 수입 규모는 지난해 이맘 때보다 무려 15% 이상 감소했다. 1~7월 수출입을 합한 교역 누적액은 5765억달러로 이전 비교 시점보다 10% 가량 적다. 지난해 총 교역액이 1조982억달였으니, 이런 추세라면 지난 2011년 이후 이어오고 있는 ‘교역 1조달러’ 유지도 힘들다는 얘기다.
수출이 부진한 건 국제 유가 하락 탓이 크다. 석유화학 부문 수출이 특히 줄었고, 수출 효자였던 조선업계가 깊은 불황의 늪에 빠진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 엔과 유로 등 주요국 통화가 약세를 보이는 바람에 더 애를 먹고 있다.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지구촌 교역 규모 자체가 크게 줄었다. 그러니 수출 부진이 우리만의 일로 치부할 수는 없다. 세계 10 대 수출국이라는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등은 우리보다 수출 감소율이 더 컸다.
하지만 우리는 경제 구조가 이들과는 다르다. 한국의 대외교역의존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비해 두 배가 높다. 성장의 원동력이 교역이고, 수출 시장이 막히면 우리 경제는 도저히 버틸 수가 없다. 교역 부진이 세계적 추세이기는 하나 마냥 경기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이유다.
무엇보다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은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다. 우리 수출의 25%는 중국 시장이다. 2000년 이후 연 9%대의 고성장을 거듭하며 미국과 일본을 제치고 한국 최대 수출시장이 됐다. 하지만 2012년 7%대로 떨어지더니 이젠 6%대까지 내려앉을 전망이다. 그 바람에 연평균 20% 이상이던 신장세를 보이던 중국 수출은 근년들어 2%대로 뚝 떨어졌다.
수출시장 회복을 회복을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고부가가치 상품을 많이 만들어내는 게 기본이다. 상황이 어려울수록 기본에 더 충실해야 한다. 원천 기술 개발에 더 박차를 가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중국의 기술력은 우리의 턱밑을 넘어 대등한 수준에 올라와 있다. 반면 일본과의 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지고 있다. 이러다 그나마 남은 시장도 다 잃을 판이다. 아울러 지나치게 높은 대외교역의존도를 낮추는 경제의 근본적인 구조변화가 필요하다. 글로벌 교역 환경에 조금만 변화가 생겨도 나라 경제 전체가 휘청거리는 불안 구조를 개선할 때가 됐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