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반도체시장서 거세지는 中風…초강력 태풍? 찻잔 속 태풍?
TSMC “2016년말 10나노 양산”…삼성 “내년 중반 10나노공정 구축”


삼성전자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 최대 경쟁자인 대만 TSMC가 공격적인 차세대 미세공정 도입 계획을 발표하고 나섰다.

현재 삼성전자가 우위를 점한 14나노미터(1nm=10억분의 1m, 이하 나노) 핀펫(Fin-Fet) 공정을 건너뛰고, 다음 단계인 10나노와 7나노 공정의 양산체제를 최대한 빨리 수립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최근 중국 칭화유니그룹이 세계 4위 반도체 제조업체인 미국 마이크론 인수 의지를 천명한 데 이어, 관련 업계의 ‘골리앗’인 TSMC마저 본격적인 기술경쟁에 뛰어들며 ‘반도체 中風(중화권 업체들의 거센 추격의 바람)’을 예고한 것이다. 2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마크 리우 TSMC 공동 CEO는 지난 16일 전 세계 투자자들을 상대로 개최한 컨퍼런스콜에서 “10나노 공정 도입을 위한 연구는 차질없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올해 안에 품질인증(퀄리피케이션) 및 고객사와의 협의를 마치고 오는 2016년 말(4분기)에는 10나노 공정에서 제품 양산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14나노 핀펫 공정에서 생산한 모바일 AP 엑시노스 7 옥타.

그는 이어 7나노 공정 개발에 대해서도 “회사의 전력(full steam)을 다하고 있다”며 “오는 2017년 1분기까지 품질인증을 마칠 계획”이라고 공언했다.

특히 TSMC는 먼저 구축한 10나노 공정 양산체제와의 호환성을 높여 7나노 공정 양산체제의 수립 시기도 빠르게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품질인증에서 양산체제 구축까지 약 일 년의 시간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늦어도 오는 2018년 상반기에는 TSMC가 7나노 공정을 적용한 반도체의 대량 공급을 시작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TSMC가 이처럼 차세대 미세공정 도입에 열을 올리는 까닭은 올해 초 삼성전자가 선사한 ‘쓰라린 패배의 기억’ 때문이다.

지난 1월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14나노 핀펫 공정에서 반도체를 양산하며 당시 16나노 공정 양산체제조차 구축하지 못했던 TSMC를 저만치 따돌린 바 있다.

이에 따라 TSMC는 ‘스마트폰의 두뇌’라 불리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파운드리 물량 상당수를 삼성전자에 빼앗겼고, 글로벌 파운드리 1위 업체라는 명성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 즉 TSMC가 “이번에는 삼성전자에 미세공정 도입시기를 밀리지 않겠다”는 선전포고를 하고 나선 셈이다.

실제 마크 리우 CEO는 컨퍼런스콜에서 “차세대 10나노 공정으로 생산한 반도체는 (자사의) 16나노 핀펫 플러스 공정에서 생산한 반도체보다 15% 빠른 속도를 낼 것”이라고 작심한 듯 강조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대응도 만만치 않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고체회로학회에 김기남 반도체총괄 사장을 내세워 10나노 기술을 먼저 공개, TSMC의 기선을 제압했다.

아울러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당초 예정(2016년 말)보다 빠른 내년 중순께 10나노 공정의 양산체제 구축을 완료, TSMC를 한 번 더 압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 등 정보통신(IT) 기기의 진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핵심부품인 반도체의 미세공정 선제 확보가 업계의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며 “내년에 벌어질 ‘10나노 대전’에서 삼성전자가 다시 한번 승기를 잡는다면 중화권 경쟁 업체와의 격차를 크게 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yesyep@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