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이 지속되면서 시세보다 저렴하게 거주할 수 있는 ‘공공임대’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요즘 공공임대는 중산층도 선호하는 장기전세주택(시프트), 민간 자본을 끌어 들여 짓는 ‘공공임대 리츠(부동산투자회사)’ 등의 도입으로 이미지가 많이 개선돼 청약을 원하는 계층의 폭이 커졌다.

장기전세주택은 분양하는 곳마다 수십대일의 경쟁률을 기록하고 공공임대주택도 전세가 몰리는 수도권의 경우 대거 인파가 몰리는 등 인기가 갈수록 치솟는다.

올 하반기 가장 공급물량이 많은 공공임대는 ‘10년 공공임대주택’이다. 주변시세의 80% 수준의 저렴한 임대료로 10년 동안 살다가 임대 의무기간이 지나면 감정평가금액으로 분양 전환할 수 있는 아파트다. 살아보고 마음에 들지 않거나, 분양전환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하면 분양받지 않으면 돼 부담이 없다. 

올 하반기 이런 10년 공공임대가 전국 13개지구에서 1만654가구 분양된다. 이중 전세난이 심각한 수도권에서만 8개지구 7696가구 몰려 있다. 동탄2신도시, 하남 미사지구, 인천 서창2지구, 시흥 목감지구, 수원 호매실지구 등 인기지역에서 많이 나와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4월 600여가구의 공공임대가 공급돼 평균 5.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동탄2신도시에서 8월 물량이 더 나온다. 내달 A50블록에서 876가구, A69블록에서 882가구로 공급된다.

올 상반기 큰 인기를 끌었던 하남미사에서는 9월 996가구 규모의 10년 공공임대가 분양된다. 하남미사에서는 지난달 499가구 모집에 3964명이 청약해 평균경쟁률 7.94대1을 기록했다.

9월엔 역시 인기 지역인 시흥 목감(420가구), 수원 호매실(1300가구) 등에서도 10년 공공임대 주택이 공급될 예정이어서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 공급되는 10년 공공임대는 대부분 리츠를 통한 사업이다. 국민주택기금과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리츠를 설립해 민간에서 자금을 유치해 진행하는 사업이다. 자금을 마련하고 사업을 진행하는 방식만 기존 공공임대와 다를 뿐 입주자 입장에서 기존 10년 공공임대와 다른 점은 없다.

10년 공공임대는 주택 크기별로 청약자격 조건이 다르다. 세대원 전부가 무주택자여야 하고, 전용면적 85㎡이하는 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해야 한다. 다만 전용면적 60㎡ 이하의 경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보다 낮아야 한다.

SH공사가 공급하는 장기전세주택은 지난주 서울 상계동 보금자리주택지구, 등촌동, 수서동 등에서 모두 247가구에 대한 청약접수를 받고, 현재 서류 심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다음 물량은 올 11월에나 나오는데 서울 마곡지구에서 831가구가 분양되고, 양천구 신정동 신정4보금자리지구에서 200가구가 공급된다. SH공사가 주택을 매입해 공급하는 매입형 장기전세주택은 동작구 상도동, 서대문구 홍제동, 강남구 대치동, 서초구 반포동 등 도심지역에서 분양된다.

서울 강남권을 포함한 인기 지역에서 주변 시세의 80% 수준으로 최장 20년 안정적으로 전세에 거주할 수 있기 때문에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전세주택 청약자격은 입주자모집공고일 기준으로 서울시에 거주하는 무주택자여야 한다. 청약저축(예금) 가입자이고 소득ㆍ자산규모가 일정 수준을 넘지 않아야 한다. 신혼부부이거나 노부모와 함께 산다면 우선 공급을 받을 수 있다.

청약과 관련 사항은 SH공사 홈페이지에 게시된 장기전세주택 입주자모집공고문을 참고하면 된다. 자세한 문의사항은 SH공사 콜센터로 문의 하면 된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장기전세주택에 청약하려면 보통 준공 직후 분양돼 입주일이 가깝기 때문에 자금 마련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며 “당장 목돈이 없다면 10년동안 살아보고 분양여부를 결정하는 10년 공공임대 아파트가 좋다”고 말했다.

박일한 기자/jumpcu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