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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액주주의 힘... '대한민국 삼성'을 벌처펀드로부터 구했다
[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17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성사된 배경에는 최종승부처로 떠올랐던 소액주주 표심이 결정적이었다. 삼성물산의 압승은 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과의 주총 표대결을 앞두고 외국인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한데다 소액주주 표심도 막판에 잡았기 때문이다. 반면 엘리엇은 외국인투자자들 표심을 충분히 결집하는 데도 실패했다.

삼성물산은 1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 5층 대회의실에서 임시 주주총회를열어 제1호 의안인 제일모직과의 합병계약서 승인의 건을 찬성률 69.53%로 가결했다.

주총 의장인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는 1억3천235만5천800주가 투표에 참여해 이중 총 9천202만3천660주가 찬성했다고 밝혔다. 이날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는 주식의 참석률은 83.57%다.

이날 삼성이 확보한 확실한 우호 지분은 30.99%(삼성계열사 및 특수관계인 13.82%, KCC 9.96%, 국민연금 11.21%)였다. 삼성 입장에서 추가로 27.92%은 모은 셈이다. 삼성자산운용과 삼성생명 특별계정 지분(1.92%)은 중립으로 셰도우보팅(다른 주주들의 표결에서 찬반 비율대로 표를 나누는 것)을 했다. 국내 기관투자자(9.14%)들도 한두곳을 제외한채 모두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감안하면 외국인과 소액주주로부터 확보한 표는 17%가량이다. 외국인 지지를 일부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삼성이 합병 법인의 시너지효과와 주주친화 정책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합병 법인에 거버넌스 위원회(주주권익 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거버넌스 위원회는 사외이사 3명, 외부 전문가 3명으로 구성되며 외부 전문가 가운데 1명은 사실상 투자자들이 선임하게 된다. 삼성그룹 내에서는 처음으로 설치된다. 



삼성물산 임직원의 간절한 호소도 소액주주들의 맘을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소액주주들의 삼성물산 지분은 24%로 국민연금이 찬성의사를 밝힌 후 마지막 승부처로 떠올랐다. 합병 주총에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와의 표대결을 앞두고 삼성물산 임직원은 총력전을 펼쳤다. 삼성물산은 김신 상사부문 사장, 최치훈 건설부문 사장은 물론 고위 임원과 부장·차장급, 평사원까지 가릴 것 없이 소액 주주들의 찬성 위임장을 받아내기 위해 발로 뛰었다.

삼성물산은 주총을 앞두고 13일과 16일 광고를 재차 게재했다. 전국 100개 이상 신문과 8개 증권방송, 4개 종편 채널, 2개 보도전문 채널, 네이버·다음 배너 등을 통해서다. 삼성물산은 광고에서 “마지막까지 지지와 격려를 부탁한다”면서 “단 한주라도 위임해달라”고 절절하게 호소했다.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단도 지난 15일 수요사장단회의를 전후로 주주들에게 “합병을 지지해달라”고 간곡하게 요청했다.

/ 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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