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주요 가뭄지역에는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아 여전히 가뭄 해소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14일 또 다시 폭염특보가 내려져 가뭄 피해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제11호 태풍 낭카가 오키나와에서 북상하고 있다 [사진제공=기상청 홈페이지] |
이런 가운데 북상하고 있는 11호 태풍 ‘낭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낭카가 2% 부족한 가뭄 해갈과 녹조를 해소하는 ‘효자 태풍’이 될지, ‘루사ㆍ매미’ 등 막대한 피해를 몰고온 재앙이 될 지 아직은 미지수다.
▶110만 가구 해갈했지만 2% 부족= 태풍 찬홈이 지나가고 14일 서울 낮기온이 32도까지 치솟는 등 또 다시 무더위가 찾아오자 중부 등 가뭄지역 주민들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찬홈의 영향으로 제주도 등 일부 남부 지역에는 누적강수량이 1200㎜에 이르는 등 큰 비가 내렸다.
가뭄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를 산출하는 가뭄판단지수에 따르면 지난 11일~13일까지 내린 비로 대구, 임실, 남원, 의성, 구미, 밀양 등에서 약 110만 가구 이상이 가뭄의 고통에서 벗어났다.
비로 인한 가뭄경감효과는 비가 내려 가뭄이 해소된 지역에 가뭄고통비용 2만8721원을 곱해서 산출한다.
여기서 가뭄이 해소된 지역은 유효강수량(현재 남아있는 물의 양)이 평균보다 얼마나 모자란지를 산출하는 유효가뭄지수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
이 산출 방식에 따르면 가뭄경감효과에 따른 경제적 가치는 약 323억9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태풍 ‘찬홈’으로 내린 비는 제주도와 남해안 등에 집중돼 중부지방 상당 수의 주민들은 여전히 가뭄으로 인한 고통을 이어가고 있다.
남부지방에는 누적강수량이 1200㎜를 넘어서는 등 많은 비를 뿌렸지만 정작 가뭄이 극심했던 중부지방의 누적강수량은 서울 38.5㎜, 파주 53.4㎜, 춘천 30.2㎜ 등에 그쳤기 때문이다.
가뭄이 완전히 해결되려면 최소 100㎜이상의 비가 필요한만큼 중부지방의 완전한 해갈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낭카’에 쏠린 눈…위력 강해 피해도 우려= 상황이 이렇자 제11호 태풍 ‘낭카’의 이동경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상청과 국가태풍센터에 따르면 제11호 태풍 낭카는 14일 현재 일본 오키나와 동남동쪽 약 100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6㎞로 북북서진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55hPa, 중심최대풍속은 40m/s로 강도 강의 중형급 태풍이다.
일각에서는 태풍 낭카의 위력이 세고, 강풍을 동반한 폭우를 몰고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가뭄해갈과 녹조해소에 필요한 단비를 몰고온 효자 태풍 찬홍과 달리 강풍과 집중호우 등 태풍 피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기상청 측은 “오는 17~18일 제주도, 남부지방, 동해안 등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으나 우리나라 주변에 기압계 변동에 따라 태풍의 진로가 유동적”이라고 밝혔다.
한편, 그동안 한반도에 직간접 영향을 미친 335개의 태풍 가운데, 최악의 태풍으로 2002년 ‘루사’가 꼽힌다. 루사로 강릉엔 하루 동안 무련 870.5mm의 호우가 쏟아져 일 강우량 1위를 기록했다. 또 50m/s가 넘는 강풍을 동반해 5조1000억원이 넘는 막대한 피해를 일으켰다.
재산피해 역대 2위 태풍은 2003년에 발생한 ‘매미’다. 2006년 환산가격기준으로 4조2225억원의 손실을 안겼다. 매미는 역대 가장 강한 바람을 동반한 태풍으로 제주도 고산 지역에서 60m/s의 풍속이 관측됐다.
지난 1959년 발생된 ‘사라’는 특히 경상도에 큰 피해를 남겼다. 사망·실종 849명, 이재민 37만3459명, 총 1900억원(당시 화폐기준)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1972년 ‘베티’는 사망·실종 550명에, 1846억원의 재산손실을 입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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