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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쿡방은 ‘기승전설탕’ 증시는 ‘기승전식자재주’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쿡방(요리하는 방송)’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대표적 쿡방 스타인 외식사업가 백종원씨는 백주부, 백선생을 넘어 이젠 ‘백느님(백종원+하느님)’이 됐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엔 백종원 레시피를 따라했다는 인증샷이 넘쳐난다. 냉장고 속 평범한 재료로 간단한 조리과정을 거쳐 후다닥 만들어내는 ‘고급진 요리’의 화룡정점은 설탕이다. 쿡방은 ‘기승전 설탕’ 증권은 ‘기승전 식자재주’다.

주식시장은 미래를 선반영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트렌드가 주식시장을 이끌기도 한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지난 1983년 시작된 만화 ‘맛의 달인’은 열도를 식도락 열풍에 밀어 넣었고, 1993년 후지TV의 ‘요리의 철인’은 고급 식재료로 요리하는 셰프를 스타 반열에 올려놓았다. 이후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B급 구르메(누구나 싸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요리)’중 가장 인기 있는 것을 선발하는 ‘B-1그랑프리’가 흥행했다. 1990년부터 2003년까지 관련기업의 주가를 보면 경제침체기임에도 고공행진을 이어갔음을 알 수 있다. 기본 식재료 관련 기업인 하우스푸드의 상대수익률은 40%, 프랜차이즈 기업인 오쇼(OHSHO)는 70%, 식재료 기업인 카오는 200%, 편의점 관련 기업인 이온(AEON)은 100%를 기록했다.

한국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쿡방이 인기를 얻은 올해 초부터 지난 13일 현재까지 식자재주의 주가는 대부분 오름세를 기록했다. 풀무원의 주가는 연초이후 115.63% 상승했으며 샘표식품은 80.30%, CJ제일제당은 36.30% 등 큰 폭으로 주가가 올랐다. 음식료품 업종지수가 메르스 영향으로 조정 받은 것과 대비된다. 쿡방이 방영된 다음날, 방송에서 사용된 식자재가 대형마트에 동이 나는 상황을 고려하면 이같은 주가상승은 오히려 당연해 보인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맛집 투어로 인간관계를 돈독히 하거나, 먹방을 보며 심리적 공허함을 채웠다면, 이제는 이런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얇아진 지갑을 고려하기 시작했다”며 “장기 저성장을 걱정하는 투자자라면 식자재주는 경기 방어주의 의미로도 가치가 있다”고 조언했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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