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교수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학자 개인 의견이라는 점을 전제로 “국민연금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중장기적 영향을 외면해서는 안되기 때문에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정근 교수 |
그는 “국민연금 내부 투자위원회에 종종 독립성 문제가 제기되기 때문에 민감한 사안은 그동안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에 맡겨왔다. 그러나 외부 위원회에서 격론끝에 반대안이 나올 수 있어 독립성에 대한 비판을 떠안고 국민연금이오늘 (찬반 여부를) 직접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물산 서초사옥 전경. |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이날 오후 내부 투자위원회를 열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안에 대한 찬반을 국민연금 내부에서 결정할 지, 외부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로 넘길 지 판단할 계획이다. 국민연금은 삼성물산의 주식 11.61%를 보유하고 있어 이번 합병안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내부 투자위원회는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 등 국민연금 인사 12명이 참석한다.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에는 정부, 사용자단체, 근로자단체, 지역가입자단체, 연구기관 등이 추천한 외부 인사들이 참여한다. 전문위원회는 최근 1년간 합병·영업양수 안건 3건을 논의해 모두 반대를 결정했다. 같은 기간 14건 중 3건만 반대·기권한 내부 투자위원회보다 반대 비율이 높다.
오 교수는 “만에 하나 이번 합병안이 불발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우리기업들이 위험에 처하게 된다. 외국 투기자본들이 우리 기업 공격에 승산이 있다고 판단해 비슷한 공격이 봇물을 이룰 것”이라며 “이러한 점을 국민연금도 충분히 고민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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