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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서, 전세값 ‘대반전’
마곡지구 입주물량 급증 힘입어전세가 올들어 7%넘게 급등1분기 서울 전세상승률 1위타지역 전세난민 유입 급증
마곡지구 입주물량 급증 힘입어
전세가 올들어 7%넘게 급등
1분기 서울 전세상승률 1위
타지역 전세난민 유입 급증



서울 강서구 전세시장에 ‘반전’이 연출됐다. 지난해 마곡지구에서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전체적으로 뚝뚝 떨어졌던 이곳 아파트 전셋값이 1년여만에 껑충 뛴 것.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에서 6월 사이 강서구의 아파트 전셋값 변동률은 7.12%로 25개 자치구 맨 앞을 차지했다. 상반기 재건축 단지의 이주 여파로 아파트, 연립, 다세대 전세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던 강동구(6.83%)의 변동률을 앞질렀다.

이 기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전체가 전세난에 시달리면서, 전세가격이 오르지 않은 곳이 없다지만 강서구의 경우 좀 더 극적인 면이 있다. 그 배경에는 지난해 5월부터 시작한 마곡지구 아파트 입주가 자리한다. 엠밸리 9개 단지(1~7ㆍ14ㆍ15단지), 6730가구가 순차적으로 입주하며 ‘물량 폭탄’을 맞았다. 이 여파로 지난해 하반기 강서구 아파트 전세가격은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다.

보통 새 아파트 입주가 이뤄지면 주변의 전셋값은 일시적으로 약세를 보인다. 하지만 마곡지구 물량이 워낙 많았던 탓에 그 여진은 오래 갔다. 집 주인들은 전세로 집을 내놔도 세입자를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

지난해 5월 입주를 시작한 엠벨리14단지는 7월쯤 전세 호가가 2억4000만~2억6000만원(전용 84㎡) 수준이었다. 입주 즈음 집주인들은 3억원 수준에 물건을 내놨지만, 세입자 찾기가 쉽지 않자 일제히 하향조정했다. 전세를 찾는 사람 입장에선 큰 수고를 들이지 않고 전셋집을 찾을 수 있었던 ‘수요자 우위’ 시장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이후 마곡지구 단지의 전세시세는 가파른 상승곡선에 올라탔다. 지금 마곡지구 84㎡짜리에 전세로 들어가려면 2억원을 더 얹어줘야 한다. 내발산동 A공인 대표는 “마곡지구 내 84㎡(33평형)은 지금 4억4000만원 전후로 가격이 만들어졌다”며 “하지만 이제 입주 1년을 조금 넘은 단지이기에 중개업소에 나오는 매물은 극히 드물다”고 했다.

마곡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단지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마곡지구가 세입자를 속속 찾아가면서, 주변 단지들의 전세 시세도 덩달아 뛰었다. 방화동 더조은공인 송미영 대표는 “한솔솔파크 84㎡은 지금 3억5000만원 정도로 작년 여름 시세 대비 7000만~8000만원 올랐다”며 “마곡지구서 매물도 서서히 종적을 감추자 전세 수요자들이 고스란히 주변으로 몰렸다”고 했다.

9월 이후 이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전셋집을 찾는 전화가 하루에도 대여섯통씩 들어오지만 매물이 부족해 거래는 녹록치 않다.

‘황금라인’으로 통하는 9호선이 지나는 길목에 있는 등촌동과 염창동 일대 아파트도 전세가가 껑충 뛰었다. 30~40대 젊은 직장인 가족들이 전셋집을 찾아 몰려든 결과다.

전세가율이 90%를 호가하는 단지들도 나타났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등촌동 라인아파트(전용 59㎡), 염창동 신동아(84㎡)과 강변성원(84㎡), 방화동 현대2차(59㎡) 등은 전세가율이 91~95%를 기록하고 있다.

박준규 기자/whywh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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