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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뜨거운 주택경매시장…올 상반기 2조6087억 유입
지난달 아파트 낙찰가율 92% 사상최고
일부는 매매시장 급매물보다 되레 비싸
시장회복 무게감 경매물건도 30%감소



일반적으로 경매시장은 매매시장의 ‘선행지표’로 분류된다. 경매시장의 각종 지표가 매매시장을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일단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매매시장을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하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주요 지표다. 매매시장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낙찰가율은 높아지기 마련이다. 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하고 높은 가격에 입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올해 주택시장에는 이런 현상이 뚜렷하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6월 전국 주택(아파트, 빌라, 단독주택 등 포함)의 평균 낙찰가율은 86.6%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 81.9%를 기록하면서 80%대에 진입한 이후 꾸준히 상승한 결과다.

일반적으로 낙찰가율 80% 이상이면 매매시장이 활기를 띠는 것으로 평가된다. 감정가는 감정평가사들이 매매 시장의 실제 거래 사례와 시장 전망, 물건 상태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잡아 놓은 적정 가격이다. 문제는 낙찰을 받은 후 명도비 등 추가 비용이 들어간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추가비용을 고려하고, 매매시장의 급매물 시세를 따지면 감정가 보다 20% 이상은 싸게 사야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게 일반적인 경매 상식이다. 낙찰가율이 80% 밑으로 떨어질수록 싸게 살 가능성이 커진다는 이야기다. 결국 평균 낙찰가율이 80% 이상으로 올라간다는 것은 매매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는 의미인 셈이다.

이런 맥락에서 요즘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과열’ 수준이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91.8%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평균적으로 감정가보다 불과 8% 싸게 낙찰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 정도면 개별 물건별로는 상황에 따라 매매시장의 급매물 가격보다 비싼 경우도 흔하다. 법원까지 찾아가 경매물건을 분석하고 각종 수수료를 부담하면서 낙찰 받았는데 매매시장보다 오히려 더 비싸게 사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시장 회복을 점치는 사람이 많아지면 낙찰가율 상승과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이 경매에 나오는 물건 수의 감소다. 채권자들이 담보물건을 처리할 때 매매시장에서 더 비싸게 팔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굳이 경매에 넘기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1~6월) 경매시장에 나온 전체 주택 경매 물건은 2만9479건이다. 월 평균 4913건이 경매 처리 됐다. 이는 작년(8만1853건, 월평균 6821건)이나 2013년(8만8952건, 월평균 7413건)보다 30% 정도 작은 규모다.

경매 물건 수는 급감했는데 응찰자 수는 별로 줄지 않았다. 매매시장보다 조금이라도 싸게 집을 사려고 하는 사람들이 경매시장에 몰려드는 것이다.

올 상반기 주택 경매시장에 참여한 응찰자수는 총 8만2746명으로 월평균 1만3791명 정도다. 이는 지난해 월평균 1만5234건 보다 9% 정도 적은 것이다.

자연스럽게 경매 건당 평균 경쟁률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경매 물건 수는 많이 줄었는데 경매 참여자 수는 별로 감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달 주택 경매시장에서 건당 평균 응찰자수는 6.12명을 기록했다. 경매 건별 평균 응찰자수가 월평균 6명을 넘어선 것은 최근 5년간 올해가 처음이다.

낙찰률(경매 물건 대비 낙찰물건 비율)도 높아졌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낙찰률은 52.5%를 기록했다. 올해 처음 월간 평균 아파트 낙찰률이 50%이상을 돌파했다. 경매시장에 나오는 아파트 물건 중 절반이상이 주인을 찾는다는 의미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소장은 “매매시장에서 중소형 주택 시세가 빠르게 오르고 있기 때문에 경매시장에서 조금 비싸더라도 가급적 낙찰 받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낙관적인 매매시장 전망이 낙찰가율과 낙찰률 동시 상승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분위기에 따라 경매시장에 유입되는 유동자금도 많다. 올 상반기 주택 경매시장에 유입된 자금은 총 2조6087억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2013년 6조7740억원, 2014년 6조3497억원 등 최근 2년간 연간 6조원 이상의 자금이 주택 경매 낙찰금으로 경매시장에 흘러들어왔다. 


박일한 기자/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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