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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잘 벌고ㆍ잘 놀고ㆍ잘 베푸는, ‘붉은 왕자’ 알 왈리드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홍승완ㆍ민상식ㆍ김현일 기자]사우디아라비아 왕가의 핵심 인사이며 세계적인 투자가인 알왈리드 빈 탈랄(Alwaleed bin Talal Al-Saudㆍ60) 왕자의 별명은 ‘붉은 왕자’다. 보수적인 이슬람국가 사우디 왕가의 인물답지 않게 전용기로 세계를 누비면서 과감하고 진보적인 성향의 투자를 잘하는 그의 모습에서 따왔다.
‘세계 34위 부자’인 그는 최근 자신의 전재산인 320억 달러(약 36조원)을 기부하겠다고 밝혀 화제에 오르고 있다.
알왈리드 왕자는 올해 1월 세상을 떠난 고(故)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Abdullah Bin Abdul Aziz) 국왕의 조카지만, 왕위계승 등 사우디 왕가에는 큰 영향력이 없다. 알왈리드 왕자는 사우디 왕족 출신이지만 성골 출신은 아니기 때문이다. 레바논 출신 어머니는 알왈리드가 7살 때 이혼해 그는 레바논에서 주로 자랐다. 

알왈리드 빈 탈랄(60) 왕자

▶잘 벌고=알왈리드가 사업가로서의 기초를 다진 시기는 사우디에서 군사학교를 다니던 시절이었다. 당시 군사학교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받으면서 규칙적이고 절제된 생활을 익혔다.
이후 미국 유학을 떠나 캘리포니아주 멘로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으며 뉴욕주 시라큐스 대학에서 1985년 사회과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79년 중동 오일붐 시기에 사우디로 귀국한 후에는 건설회사를 창업하면서 왕족으로서의 삶보다 사업으로 돈을 버는 길을 선택했다.
건설 수주와 부동산 투자를 바탕으로 돈을 번 알왈리드는 경영난에 허덕이던 사우디 상업은행을 인수하면서 투자회사로의 기틀을 마련했다.

1990년대 위기에 빠진 시티그룹에 투자해 이를 성공으로 이끌었고, 이후 자신의 투자회사 ‘킹덤 홀딩스’를 설립한 후 애플, 월트디즈니 등 글로벌기업에 투자, 자산을 불렸다. 중동의 미디어 그룹과 엔터테인먼트 그룹에도 투자했다.
이처럼 미디어와 문화산업 투자를 통해 돈과 영향력을 모두 거머쥔 알왈리드는 사우디를 대표하는 투자가로 자리를 잡게 됐다. 포브스가 평가한 자산은 283억달러로, 사우디 1위, 세계 34위다.
한국과의 인연도 깊다. 사우디의 기반시설 구축 과정에 참여한 우리나라 건설사들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현대자동차에 1억달러, 대우에 5000만달러를 각각 투자한 적이 있다.

킹덤타워

▶잘 놀고=알왈리드 왕자는 건설회사를 창업한 인물답게 건물에 관심이 많다. 현재 건설 중인,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높이 1㎞를 넘을 것으로 보이는 킹덤타워(Kingdom Tower)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것도 알왈리드 왕자다.
그는 포시즌호텔, 뉴욕 플라자호텔, 런던 사보이 호텔 등의 지분도 갖고 있다.
특히 그가 현재 살고 있는 저택은 방만 420개다. 저택 안에는 수영장 두 곳과 테니스장도 마련돼 있다.
비행기도 수집한다. 보잉 747기와 에어버스 A321, 호커시들리125 등 소유하고 있으며, 2009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에어버스 A380을 개인 전용 제트기로 주문하면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에어버스 A380은 3억7000만달러로, 알왈리드는 영국의 유명한 디자인 컨설팅업체 디자인Q에 의뢰한 내부 인테리어를 더했다. 인테리어 비용까지 더하면 그가 에어버스 A380 구입에 들인 비용은 4억8500만달러 상당으로 알려졌다. 

알 아랍 뉴스룸

▶잘 베풀고=알 왈리드 왕자는 잘 쓰고, 잘 베풀기도 한다. 뉴스 위성방송 사업도 하고 있다. 올해 2월에 바레인에서 아랍어 TV뉴스 채널인 ‘알 아랍’을 개국했지만, 바레인 정부의 단속으로 개국 24시간만에 방송은 중단됐다. 기존 아랍어 위성방송들이 소유주의 정치적 관점을 보도에 반영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알아랍은 “전 세계 사건에 대한 편견 없이 객관적인 신선한 시각을 전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알왈리드 왕자는 특히 보수적인 사우디 왕가의 인사로서는 드물게 저유가 등 경제 문제에 대해 공개 발언도 해왔다. 알왈리드 왕자는 최근 유가 하락에 따른 사우디의 방대한 적자 재정 운용을 비판하면서 “위험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2013년에는 트위터에 사우디에서 여성의 운전을 허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달 2일에는 자신의 개인 자산 320억달러를 전부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알 왈리드 왕자는 빌게이츠 부부가 1997년 자선재단 게이츠재단을 설립한 것에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사우디의 문화, 여성, 청년, 재난구조 문제 해결에 기부금이 쓰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기부는 몇년에 걸쳐 ‘알왈리드 재단’을 통해 이뤄진다. 그는 이미 이 재단에 35억달러를 기부한 바 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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