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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포럼-배기표] 불혹(不惑) 그리고 한국 기업의 지속가능성장

배기표(경제평론가ㆍ공인회계사)

논어 위정편(爲政篇)에 보면 공자는 나이 마흔을 불혹(不惑)이라 했다. 세상일에 미혹되지 않고 모든 일에 대하여 시비분변(是非分辨) 할 수 있으며 감정을 적절히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곧 불혹을 맞이하는 필자는 그 어느 때보다 공자의 이 말이 의미있게 다가온다. 필자에게 체화되는 불혹의 가치는 유혹에 심취된 개인만의 단기적 이익이 아닌 사회공동체 구성원들을 배려하고 장기적으로 함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사회적 지속가능발전을 기준으로 인생의 다양한 선택사항을 판단 및 결정하고 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이 글을 쓰면서 필자는 공자가 말하는 불혹에 걸맞는 성숙된 삶의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지 스스로 반성하게 된다.

그렇다면 공공선의 추구로 해석될 수 있는 불혹의 성숙가치는 과연 개인에게만 적용되는 것일까? 우리 대한민국 기업들이 불혹해 기업이 갖는 사회적 존재의 가치를 아는 지천명(知天命)의 성숙기업으로 지속가능성장 하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은 경영자들이 불혹의 가치를 추구하는 경영의사결정을 하는 것이다.

기업가치창출활동의 근간인 밸류네트워크, 즉 공급업체, 기업내부 구성원들, 하청업체, 소비자들간의 장기적 상호 이익을 항상 존중하는 것이다. 수많은 기업의 흥망성쇠가 보여주는 교훈은 사적 이익추구가 목적인 기업이 공공선을 추구할 때 역설적으로 오랫동안 번영한다는 것이다. 최근 파이낸셜 타임즈에서 착한 기업과 높은 수익률과의 높은 상관관계를 파악하고, 투자자들이 앞으로 친환경성, 기업지배구조, 사회공헌 등 공공선적 가치창출활동을 적극적으로 평가해, 착한 기업에 투자하라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야말로 착함이야말로 최고의 경영전략인 것이다.

이번 네팔 대지진의 아픔 속에서 전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이 그들의 밸류네트워크인 아이튠스 사용자들이 구호민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도울 수 있게 적십자사 기부금을 낼 수 있는 특별 페이지를 개설한 것은 착함의 경영전략과 같은 맥락인 것이다. 애플의 내부구성원들과 소비자들은 착한 나눔을 베푸는 애플에 대한 로열티는 올라갈 것이며, 동시에 미래의 잠재고객인 네팔의 국민들도 애플에 대한 긍정적 첫 인상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기업은 어떤가? 외국인 애널니스트가 최근 한 얘기를 소개한다. 올해 우리 사회의 큰 이슈였던 한 대기업 오너일가의 경영인이 기업내부 구성원에게 보여준 감정적 미성숙과 그들에 대한 파트너로서의 배려수준은 가히 충격적이며, 이런 기업을 사랑해 줄 내부구성원들과 소비자들이 얼마나 남아있겠느냐는 것이다. 한국 기업의 경영자들은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이다. 장자가 말한 木鷄之德(목계지덕)처럼 자신의 탐닉과 감정을 조절해야 하는 것이다. 이는 결국 자신의 광채를 누그러뜨리고 이 풍진 세상의 눈높이와 함께 하라는 노자의 화광동진(和光同塵)의 핵심가치를 실천하는 것이다. 이처럼 불혹할 때 기업은 밸류네트워크로부터 사랑받고 지속적으로 번영할 수 있다.

워렌버핏과 빌게이츠가 최고의 경영서적으로 추천해 더욱 유명해진 존 브룩스의 ‘경영의 모험’이라는 책에서는 ‘기업의 이익이 먼저인 것인지, 아니면 고객이 먼저인 것인지’에 대한 질문의 답변을 다음과 같이 하고 있다. ‘선량한 고객을 구하라!’ 결국 불혹의 기업만이 경영모험에서 승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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