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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준은 ‘연기돌’이 아닌 ‘연기자’다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아이돌 그룹 출신이 연기를 하면 ‘연기돌’이라고 한다. 이준(27)도 아이돌 그룹인 엠블랙 출신이니까 ‘연기돌’이라는 표현이 붙는다. 하지만 그는 여느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밟았던 전형적인 과정과는 달리 일반 연기자의 모습으로 들어와 다양한 배역을 맡고 있다.

아이돌이라면 가수 활동으로 형성된 이미지를 연기에서도 활용해 그럴듯한 이미지가 형성되고, 그러다 보니 일반배우보다 더 큰 배역을 맡게 되지만 이준은 그런 과정을 밟지 않았다.
윤병찬기자/yoon4698@heraldcorp.com

이준은 ‘정글피쉬2’ ‘아이리스2’ ‘배우는 배우다’ ‘갑동이’ ‘미스터 백’ ‘풍문으로 들었소’에서 고등학생, 첩보원, 톱배우, 사이코패스, 재벌 2세 등으로 매번 다른 역할을 맡아 호평을 받아왔다. 아이돌 출신 연기자는 한가지 매력이 통하면 그 이미지로 쭉 가는 게 관례지만, 이준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짧은 시간에 완전히 다른 배역을 맡았다. 이준에게 작품 선택을 어떻게 하느냐고 물어봤다.

“전체적인 그림은 내가 그린다. 작품은 감독님과 작가님을 많이 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안해본 것, 새로운 것을 선택하는 것이다. 나에게 잘 맞는 역할도 중요하지만 안해 본 것을 도전해보고 싶다. 물론 잘 안돼 욕을 먹을 수도 있지만, 일단 던지는 스타일이다.”
윤병찬기자/yoon4698@heraldcorp.com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과를 다녔던 이준은 엠블렉을 탈퇴하고 전업 연기자의 길을 걷고 있다. 과거에는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몸개그도 하는 등 웃기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그 당시는 어쩔 수 없었다. 아이돌 그룹이 하루에도 몇팀씩 나오는데, 어떻게든 알려야 했다. 그래서 방법을 찾은 거다.”

이준은 연예계에 들어온 지 얼마되지 않아 소속사였던 FNC엔터테인먼트에서 한달동안 연기학원에 다닌 것을 제외하면 연기 수업을 받지 못했지만, 전형적인 연기를 하지 않고 투박한 연기를 하는 게 오리려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윤병찬기자/yoon4698@heraldcorp.com

“FNC에서 연기를 배울 때도 술 먹으면서 연기수업을 받은 게 인상적이었다. 연기스킬보다는 사람을 관찰하고,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미션을 수행한 것과, 나의 실력으로는 누구를 이길 수 없기 때문에 받쳐주는 연기를 하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이준은 ‘풍문으로 들었소’는 사람 사는 걸 훔쳐보는 듯한 느낌이 좋았다고 했다. 완전히 만들어지지 않았고, 그냥 딱 봤을때 사람 사는 것 같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연극 무대 같은 느낌이었단다.

이준은 자신이 맡았던 한인상에 대해 “겉으로는 착하고, 순수하지만, 갑(甲)으로만 살아온 아버지 한정호의 피가 흐를 수밖에 없다. 99%는 가내 피이고, 그 안에서 자신이 인간이라고 인지하는 게 1%를차지한다. 그 1%가 그 친구의 마음을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류승룡 등이 있는 프레인TPC에 소속된 이준은 “지식과 체험을 늘려, 흉내내는 삶이 아니라 좀 더 마음속으로 다가가는 연기자가 되겠다”면서 “많은 기대를 하지 않는다. 지금보다는 조금씩 더 발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병기선임기자/wp@heraldcorp.com

사진=윤병찬기자/yoon469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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