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메르스 방역 구멍]메르스 진정세? 이젠 가족간 감염 차단이 관건
-병원내 감염→의료진 감염→가족간 감염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 배제 못해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진정세의 관건으로 가족 간 감염 차단 여부가 이슈로 떠올랐다. 보건 당국이 메르스 진정세 판단 여부를 유보하겠다고 했듯이, 메르스 사태가 새 국면으로 진입하는 모양새다. 잡힐 듯 잡힐 듯 하면서도 병원 밖에서 추가 확진자가 나오면서 메르스 재확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자가 격리 중에 가족 간 감염 사례로 추정되는 환자가 보고되면서 방역망에 또다시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5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신규 확진 환자 1명이 보고돼 총 확진 환자는 180명을 기록했다. 180번 환자(55)은 143번 확진자(31)와 지난 8~12일 부산 좋은강안병원에서 같은 병실에 입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180명의 확진자 중 확진 유형을 보면, 병원 환자가 82명, 가족 또는 방문이 64명, 병원 관련 종사자가 34명이다.

지금까지 가족이나 병문안, 의료진 등 병원 내 감염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178번 확진자(29)는 평택박애병원에 입원했던 환자 가족으로 ‘가족 간 감염’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가족 간 감염으로 추정되는 사례는 이미 보고됐고, 보건당국도 그 가능성을 인정한 바 있다. 문제는 가족 간 감염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는 점에 있다. 가족 간 감염 방역을 확실히 하지 못하면 메르스 종식 기한이 그만큼 연장됨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방역당국의 집중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175번 확진자(74)는 14번 확진자(35ㆍ퇴원)와 지난달 25~27일 평택굿모닝병원 같은 병동에 입원했다. 당시 자신을 간병했던 부인(118번 확진자ㆍ사망)이 지난 10일 먼저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22일 자신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잠복기나 이런 것을 고려할 때 6월 9일까지 (부인과) 같이 생활하셨고, 가족 내에서 감염이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171번 확진자(60ㆍ여)도 아들과 남편이 각각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기 전인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1일까지 같은 집에서 생활했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어머니와 함께 메르스에 감염된 146번 확진자(55)는 14번 확진자에게 노출된 지 16일 만에 증상이 발현됐다. 이를 두고 가족 간 감염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도 “146번 환자가 어머니와 같이 생활을 했기 때문에 가족간 노출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당국이 놓쳤던 ‘가족 간 감염’이 추가 변수로 등장하면서 향후 격리대상자나 확진자 추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현재 가족 간 감염이나 지역사회 감염을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통제 가능한 범위에 있지 않은 상황들로 인해 추가 전파에 구멍이 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고민이 커지고 있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thl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