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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家 가족이름 상표권 등록…이건희·이재용·이부진·홍라희 등 39개
[헤럴드경제(대전)=이권형 기자]삼성그룹이 이건희 회장 직계 가족 이름으로 상표 등록을 마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는 삼성 일가의 이름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거나 악의적으로 도용할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방어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특허청에 따르면 삼성은 2006년 3월 ‘이건희’와 ‘李健熙’, ‘kun-hee lee’를 특허청 상표 출원했다. 상표 출원은 삼성네트웍스가 했고, 특허청 심사를 거쳐 1년 뒤인 2007년 3월 이름당 21만1000원을 내고 상표등록했다. 상표 ‘이건희’는 상표법상 종이·인쇄물 상표에 해당하는 ‘16류’로 등록됐다. 16류 상품이란 쉽게 말해 서적·정기간행물·화보·연감 등에 이건희라는 이름을 쓸 권리가 삼성에 있다는 뜻이다.
사진=헤럴드경제DB

삼성은 같은 시기에 동일한 방법과 조건으로 ‘홍라희’와 ‘이재용’ ‘이부진’ ‘이서현’도 상표등록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전처 임세령씨와 현재 이혼 소송 중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남편 임우재씨 이름도 상표등록했다. 등록된 이름 중엔 이 회장 손자, 손녀도 포함됐다. 한글과 영·한문을 포함해 상표등록된 이 회장 일가 ‘이름 상표’는 모두 39개다. 

삼성은 이름 외에도 ‘이건희장학재단’, ‘이재용장학재단’ 등 오너 일가 이름을 합성한 상표도 여럿 등록했다. 이들 이름 상표에 대한 권리는 출원자인 삼성네트웍스에서 현재는 삼성SDS로 넘어가 있고, 상표 권리기간은 2017년까지다. 국내에서 개인 성명을 상표등록한 경우는 극히 드문데, 연예인 가운데 배우 배용준씨가 자신의 이름을 상표등록한 사례가 있다. 국내 재벌 총수 가운데 이름 석 자를 브랜드화하고 있는 사례는 삼성이 유일하다.

현대차그룹이 2014년 ‘정몽구재단’, ‘현대차 정몽구재단’ 등 이름을 합성한 상표를 등록한 사례가 있다.

삼성이 오너 일가 이름을 브랜드화한 이유를 두고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이건희’라는 상표를 쓰려면 사용자는 등록권자에게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며 “이름 상표에 대한 권리가 있는 삼성SDS가 각 계열사에 회장 이름을 쓸 때마다 사용료를 내라고 해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뜻인데 이렇게 보면 이름 상표에 대한 경제적 가치는 상상 이상으로 엄청나다”고 말했다. 

특허청 관계자는 “상업적 목적으로 쓰일 경우 사용료에 대한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다”며 “샤넬 미용실처럼 '이건희 OOO'등 상표를 삼성 일가의 이름을 함부로 쓰거나 악의적으로 도용하지 못하게 하려는 취지로 보인다"고 밝혔다. 
kwonh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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