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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 전기차 배터리사업 재시동 건다
충남 서산공장 증설 마무리…국내시장 점유율 50% 넘어서
중국·유럽시장 마케팅 총력…차세대 성장동력 집중투자


SK그룹이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재시동을 건다. 한때 구조조정설까지 나돌았던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투자를 집중하고, 중국과 유럽 전기차 시장을 마케팅 공력을 쏟아붓고 있다. 본업인 정유ㆍ화학과 ICT의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한편, 차세대 성장동력인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키워 재도약의 기틀을 다진다는 전략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충남 서산 전기차 배터리 공장 증설을 마무리 짓고 최근 시험가동에 돌입했다. 이번 증설로 1호기 생산량은 기존 200㎿h에서 400㎿h로, 2호기는 100㎿h에서 300㎿h로 늘어난다. 총 300㎿Hh에서 700㎿h로 생산량이 두배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이는 전기자동차 3만대 분량에 달한다. SK 관계자는 “이번 공장 증설은 주요 거래처인 현대기아자동차 전기차 ‘쏘울EV’와 중국 베이징자동차의 전기차 모델 ‘EV200’ ‘ES210’에 대한 공급물량 증가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가 탑재된 중국 베이징자동차의 전기차 ES210.

국내 시장 점유율은 이미 50%를 넘겼다. 지난해 말 기준 등록대수 1056대로 국내 보급 전기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아차 레이EV에 쏘울EV(385대 등록)를 더하면 국내 보급 전기차(지난해 말 2703대) 중 절반 이상이 SK 배터리를 달고 있는 셈이다.

전기차 배터리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배터리 핵심소재인 리튬이온 분리막 공장도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부터 멈춰있던 SK이노베이션 청주공장이 최근 재가동에 들어갔다. 7000만㎡의 분량의 분리막을 생산하는 이 공장이 다시 돌아가면, SK의 분리막 생산량은 증평공장의 1억8000만㎡를 합해 연간 2억5000만㎡에 이른다.

SK이노베이션의 전 세계 리튬이온 분리막 시장 점유율은 18%로, 일본 아사히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중대형 전지용 분리막은 테슬라 전기차의 성공 속에 BMWi3, 기아자동차의 ‘쏘울EV’등 전기차의 잇따른 출시로 2020년까지 연평균 29% 수준의 높은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앞서 SK그룹은 차세대 친환경 전기차를 신성장사업으로 집중육성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유가급락과 수요저하로 주력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의 실적이 곤두박질치고, 이렇다할만한 수주실적도 거두지 못하면서 배터리 사업은 그룹 내 구조조정 1순위로 떠올랐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이 2013년 독일 콘티넨털사와 공동설립한 ‘SK 콘티넨털 이모션(SCE)’은 2년만에 해체 수순을 밟았다. 또다른 성장동력이었던 ESS(에너지저장장치)도 올들어 담당인력이 절반으로 줄었다.

그러나 지난해 본격적으로 시작한 중국 배터리 사업이 순조롭게 풀리면서 SK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도 다시 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중국 APEC 정상회의에 공식 행사차량으로 투입된 베이징자동차 전기차 ‘ES210(구 션바오)’와 북경시 택시로 활용 중인 베이징자동차 ‘EV200’ 등 다양한 전기차가 SK 배터리를 달았다. 이같은 수주성과를 바탕으로 최근에는 기존 물량의 3배에 달하는 유럽 한 완성차 업체와의 계약을 따냈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전 세계 전기차 회사들의 각축장이 될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여나갈 방침이다. 정철길 사장이 지난달 말 중국 베이징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인 베이징 베스크 테크놀로지를 방문해 사업현장을 점검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SK이노베이션은 “현대자동차, 베이징자동차, 다임러 벤츠 등 기존 고객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가운데, 중국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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