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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체 기술개발’ vs ‘M&A 몰입’…정반대 노선 걷는 韓 피아노 대표 주자들
-영창뮤직, 자체 기술개발 통해 신규 브랜드 ‘애스터’ 출시…자체 개발 포기, M&A 강화한 삼익악기와 대조적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국내 대표 피아노 제작사인 영창뮤직과 삼익악기가 서로 정반대의 성장 노선을 걷고 있다. 연구 및 투자를 통해 자체 기술력을 구축 중인 ‘모범생’ 영창뮤직과 해외 유명 브랜드를 인수하며 외형 넓히기에 나서는 ‘모험가’ 삼익악기를 두고 업계에게서는 양사의 선택이 장기적인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4일 악기업계에 따르면 영창뮤직은 지난 17~19일(현지 시각) 중국 톈진(天津)시에서 신규 피아노 브랜드 애스터(ASTOR)에 대한 론칭 행사를 실시했다.

애스터는 영창뮤직이 8년 만에 새롭게 선보인 피아노 브랜드다. 이 브랜드를 선보이기 위해 3년 간 기술개발, 시장조사 등에 공을 들였다. 그랜드피아노 1종, 업라이트피아노 4종으로 구성된 에스터의 가격은 영창뮤직의 기존 피아노 보다 20% 가량 높게 책정돼 중고가 피아노 시장을 공략하게 된다.

영창뮤직이 새롭게 출시한 피아노 브랜드 애스터(ASTOR). [사진제공=영창뮤직]

애스터는 세계 최초의 피아노 브랜드인 독일 이바하(ibach)와 기술제휴 및 공동개발로 완성된 유럽형 GSE 설계 프레임이 적용됐다. 특히, 해머와 피아노현 등 핵심 부속을 전량 독일제 수입산으로 사용함으로써 기존의 영창뮤직 제품과 확연히 다른 음색을 띄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영창뮤직이 자체 브랜드 확장에 나선것은 남의 브랜드를 사는 것만으로는 지속가능한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경영층의 확고한 생각 때문이다. 영창뮤직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글로벌 피아노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고유 기술 및 브랜드를 유지ㆍ강화하는 것이 지속적인 발전의 원동력”이라며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및 현계흥 영창뮤직 대표 등 고위경영층의 지시에 따라 인천공장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며 피아노 자체 생산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삼익악기가 생산 중인 악기들. [사진제공=삼익악기]

반면, 삼익악기는 유명 악기브랜드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외형을 넓히고 있다. 삼익악기는 지난 2002년 김종섭 삼익악기 회장이 회사를 인수한 이후 국내와 중국 공장을 폐쇄하고 인도네시아로 생산기지를 일원화했다. 또, 고비용을 부담해야만 하는 자체 기술 개발 조직 역시 정리했다는 것이 내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삼익악기는 올해 초 일본 가와이 지분 10.86%를 보유하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가와이는 일본 피아노시장에서 야마하에 이어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는 브랜드다. 또, 삼익악기는 지난 2002년 독일의 ‘벡스타인’ 인수를 시작으로 2009년 ‘자일러’의 ‘주인’이 된 바 있다.

영창뮤직 로고.
삼익악기 로고.

이 같은 두 회사의 행보를 두고 평가도 엇갈리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많은 비용을 들여 자체 브랜드를 육성하는 것은 판로까지 새롭게 개척해야 한다는 점에서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자체 브랜드 및 생산 기술에 대한 연구를 등한시 한 채 유명 브랜드 인수를 되풀이하거나 투자수익 내기에 치중한다면 한계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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