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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군확보’위해 경영진 동분서주…자사주 처분 법원결정 초미 관심…外人에 영향력 큰 ISS 결정 주목
삼성물산과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가 펼치는 우호지분 확보전에서 판도를 가를 만한 여러 변수가 주목받고 있다. 양측은 합병을 의결할 임시주총이 다음달 17일 예정대로 열린다는 전제 하에 표대결을 위한 우군을 모으는데 사력을 다하고 있다. 이는 양측이 아직 판세를 확정지을만한 의결권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법정공방까지 불사한 이번 분쟁에서는 다양한 변수가 표심의 향배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표심잡기 발로뛰는 경영진= 한차례 법정공방을 치른 삼성물산과 엘리엇은 본격적으로 우호세력 결집에 나섰다. 삼성물산은 새 주주명부를 작성하고, 경영진들이 외국인 주주와 기관투자자들을 직접 접촉하고 있다.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은 캐스팅보트를 가진 국민연금 측과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엇도 지난 16일 삼성물산에 주주명부 열람과 복사를 신청했다. 이는 엘리엇도 주주들을 만나 세력을 모으겠다는 뜻이다.

양측은 ‘위임장 대결(proxy fight)’에 나선다. 위임장 대결은 양측이 주총에서 이기기 위해 다른 주주로부터 의결권 행사 권한을 넘겨받기 위해 벌이는 경쟁을 말한다. 이는 주총 결과를 예단할수 없기 때문이다. 합병안이 통과되려면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전체 발행 주식의 3분의 1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한다. 현재까지 삼성이 확보한 우호지분은 19.78%다. 엘리엇은 7.12%에 불과하다. 자산운용사등 국내 기관투자자가 20% 가량, 블랙록 등 외국인투자자들이 26% 가량 가진 상태다.

▶자사주 처분 법원 결정에 희비= 두 건의 가처분신청에 대한 법원 판단도 주요 변수다. 법조계는 엘리엇이 지적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비율은 법 테두리 내에서 정해진 만큼 법원이 주총 개최를 막아달라는 엘리엇의 요구를 인용할 가능성을 적게 보고 있다.

최대관심사는 자사주에 대한 법원 판단이다. 판례를 보면 삼성이 유리하다. 삼성물산과 엘리엇의 법적 공방은 소버린 사태와 유사하다. 소버린과 경영권 분쟁 중이던 SK는 2003년 12월 자사주 9.7%를 제3자인 하나은행에 매각했다. 당시 법원은 적절한 경영권 방어 행위로 보고 소버린의 의결권 침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사건에서는 다툴 여지가 있다. 삼성물산의 자사주를 매입한 KCC는 제일모직 지분(10.18%)을 보유해 합병 법인의 주요 주주가 된다. 이는 기존사건과 큰 차이점이다.

만약 삼성물산의 자사주 처분이 위법하거나 KCC의 의결권이 인정받지 못하면 표대결에서 삼성물산은 절박한 상황에 내몰린다. KCC 지분(5.76%)을 제외한 삼성물산 측 우호 지분은 13.82%다. 엘리엇이 삼성물산의 자사주 처분에 대해 이의제기를 한 이유도 의결권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에 영향력 큰 ISS=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의 판단도 큰 변수다. ISS는 미국 금융사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자회사다. 세계 주요 기업의 주총 안건을 분석해 기관투자자들에게 보고서로 의결권 행사 방향을 조언한다. 이에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미치는 영향력도 절대적이다. 엘리엇은 ISS를 설득하기 위해 27장 가량의 보고서를 제출했다. 삼성물산 최고경영진들도 ISS 측을 만나 설득작업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ISS는 다음달 7일경 양사 합병에 대한 공식 입장을 담긴 보고서를 낼 계획이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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