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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급’이 다른 토종헬기‘수리온’…창공의 ‘트랜스포머’가 되다
‘국제해양·안전장비 박람회’서 위용
고성능 탐조등·기상 레이더 장착
군사용부터 소방헬기까지 활용
항공산업 역량·첨단기술 집약


지난 19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2회 국제 해양ㆍ안전장비 박람회’ 현장. 인명구조용 고속보트에서부터 공기부양정 등 첨단 해양 장비가 즐비하게 들어선 전시관에 한 무리의 헬기 편대가 위용을 드러냈다.

해양ㆍ안전장비 박람회라는 주제를 일견 의심케 한 헬기 편대의 정체는 바로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이 제작한 최초의 국산헬기 ‘수리온(KUH-1)’과 그 파생형 헬기의 모형. KAI는 이번 전시회에서 고성능 탐조등과 기상 레이더, 구조용 호이스트 등을 장착한 해양경찰헬기를 선보이며 참가자들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당초 육군용 기동헬기로 개발된 수리온이 지난 2013년 해병대의 원활한 상륙작전을 위한 특수헬기로 보폭을 넓힌 데 이어(해병대 상륙기동헬기 개발 협약 체결), 이제 일상에서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첨병’이 된 셈이다.

21일 KAI에 따르면 현재 개발을 완료했거나 개발 중인 수리온의 파생형 모델은 경찰헬기(KUH-1P, 참수리)와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의무후송전용헬기, 소방청ㆍ산림청ㆍ해양경찰 등 관용헬기, 해군용 해상작전헬기 등 약 7가지에 이른다.

‘트랜스포머’를 능가하는 활용성으로 신규 헬기개발에 들어가는 막대한 세금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한편, 국내 항공산업의 영역을 확장하는 ‘키 플레이어’가 된 것이다.

수리온의 ‘무한변신’은 이른바 ‘밀리터리 스펙’으로 중무장한 기본형의 뛰어난 성능 덕분에 가능했다. “수리온은 2006년 개발 착수 당시부터 다양한 파생형 모델의 로드맵을 극한까지 실험해온 ‘준비된 헬기’이며, 이에 따라 지난 30년의 국내 항공산업 역량과 현존 최고의 첨단기술이 모두 집약됐다”는 것이 한기완 KAI 국내사업실장의 설명이다.

실제 수리온은 외국 민간업체와는 비교가 불가한 엄격한 성능 및 안전기준을 토대로 제작됐다. ‘4축 자동비행조종장치’와 ‘디지털 동력조절장치’가 탑재돼 야간이나 악천후 속에서도 목표지점까지 자동비행이 가능할 뿐 아니라, 한반도의 험준한 산악지형을 고려해 백두산 높이(9000피트)에서도 조종간이나 페달 조작 없이 자동 제자리비행이 가능하다.

이 외에도 생존성을 중시하는 군용헬기답게 다른 어떤 기종보다도 수직상승 능력이 탁월하고, 헬기가 스스로 주요 부품의 결함 여부 및 잔여 수명을 자동점검하는 ‘상태감시장비(HUMS)’도 적용됐다.

한 실장은 “수리온은 대한민국 영토 구석구석을 가장 빨리,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전천후 헬기”라며 “해상작전ㆍ구조ㆍ의무ㆍVIP 수송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미국의 블랙호크(UH-60)를 뛰어넘는 명품”이라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수리온이 뛰어난 성능 외에도 다양한 부품의 조달 및 정비의 효율성, 유사시 대응성 측면에서도 뛰어난 경제성을 자랑한다는 점이다. KAI에 따르면 수리온의 국산화율은 약 64%에 이른다. 파생형 헬기들은 수리온과 부품의 80% 이상을 공유한다. 언제 어떤 형태의 부품교체 및 정비수요가 발생하더라도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국내에 준비돼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 지난 2013년 12월 경찰청에 납품된 2대의 KUH-1P은 세월호 참사 대응에 잇달아 출동하면서 ‘도입 1주년’을 맞기도 전에 500시간 이상을 비행했지만, KAI의 즉각 정비ㆍ점검을 통해 가동정지 시간을 최소화하고 다시 하늘로 날아오를 수 있었다.

헬기 정비에 들어간 비용 역시 외산 소형헬기 정도(수리온과 파생형 헬기는 무게 8.5톤가량의 다목적 중형헬기)로 뛰어난 경제성과 효율성을 입증했다. 이에 따라 경찰청 역시 3차 헬기 도입분부터 KUH-1P을 ‘내자 조달’ 품목으로 전환하는 등 수리온의 성능을 인정하는 모양새다.

한 실장은 “군과 경찰에서 인정받은 막강한 성능, 높은 가동률과 낮은 유지비용의 경제성 등 수리온의 장점은 명확하다”며 “수리온과 파생형 모델의 도입을 통해 국방력 강화와 외화 절감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AI는 향후 300대 이상의 수리온과 그 파생형 헬기를 해외 시장에 수출, 국내 항공산업의 발전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이슬기 기자/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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