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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빠르게 회복되는 용인 주택시장 둘러보니…글쎄?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기흥역세권에서 먼저 분양했던 단지들은 다 100% 분양됐어요. 분양가가 비싸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분양 시작한 지 1~2달만에 다 팔렸어요. 용인은 물론 다른 수도권에서 새로 개발되는 용인의 각 지역으로 이전하려는 수요가 많습니다.”

지난 19일 문을 연 대우건설의 ‘기흥역 센트럴 푸르지오’에서 만난 분양 관계자는 이같이 자신있게 설명했다. 이 자신감의 배경에는 최근 용인 주택시장의 호조세가 있다. 매매가와 전세가는 오르고, 새 아파트도 대거 공급되는 등 주택시장 ‘3박자’가 모두 살아나는 것이다.

▶분양시장은 ‘맑음’…매매ㆍ전세도 살아나=업계에 따르면 올해 용인에선 1만5418가구(예정물량 포함)가 새로 공급된다. 건설사들은 ‘미분양의 늪’의 오명을 뒤집어 쓴 용인을 지난 몇년간 멀리했지만 올해는 ‘기회’로 판단한 것이다. 1만863가구가 쏟아졌던 지난 2008년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다.

19일 문을 연 ‘기흥역 센트럴 푸르지오’ 견본주택 모습. 3일간 3만여명이 다녀갔다. [사진=대우건설]

새 분양물량들은 실수요 위주로 바뀐 주택시장 트렌드를 정확히 따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용인에서 분양을 마친 6145가구 가운데 90% 이상이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으로, 실수요자들을 공략했다.

그 결과 올해 3월 공급된 ‘e편한세상 수지’를 비롯해 ‘기흥역 지웰 푸르지오’, ‘힐스테이트 기흥’ 등 단지 분양 단지 모두 순위 내에서 청약을 매듭졌다. 분양권엔 웃돈도 붙어있다. 용인 수지구 풍덕천동의 P공인 대표는 “e편한세상 수지 84㎡에는 1000만~3000만원 가량 프리미엄이 형성된 상태”라고 했다.

용인에는 ‘버블 세븐’이라는 꼬리표도 따라다녔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국을 덮친 2008년 이후 용인의 집값이 뚝뚝 떨어진 탓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2005~2006년 연평균 25% 오르던 용인 아파트값은 2008년부터 2013년까지 해마다 평균 –3.56%씩 떨어지며 긴 터널을 지났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조금씩 볕이 들고 있다. 전세난에 시달리던 수도권 수요자들이 용인에서 매매를 결심하며 거래량이 늘어난 덕분이다. 지난 1년 사이 용인의 아파트값은 4.21% 올라 경기도 전체 상승률을 상회했다. 특히 수지구의 집값은 6.34% 올라 경기도에서 3번째로 많이 오른 지역으로 기록됐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용인의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는 970만원으로 강남 3구는 물론 판교와 분당의 전셋값 보다 저렴하다”며 “수도권 전세입자들이 계속 유입되고, 신분당선 개통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 계획이 발표되면서 전월세 가격도 오르고 있다”며 했다.

용인 수지구의 아파트 단지. 용인의 매매가와 전세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고질적인 미분양은 여전히 부담=국토부에 따르면, 2012년 말 6676가구에 달했던 용인의 미분양 주택은 지난 4월 기준 3271가구로 절반 정도 줄었다.

하지만 이 가운데 3232가구는 준공 후 미분양인 게 부담이다. 대개 전용면적 기준 120㎡ 이상의 대형 면적이 끼어있는 단지들이다. 특히 2010년 입주가 이뤄졌던 수지구 성복동의 단지에는 수년째 주인을 찾지 못한 집들이 수두룩하다.

아직도 수지구 곳곳에는 할인분양이나 취득세 지원 등을 강조한 홍보 현수막이 걸려있다. 분양 홍보관도 5년째 운영 중이다.

수지구 풍덕천동 A부동산 대표는 “분양금이 10억원에 근접했던 전용 187㎡ 이상 단지들은 25% 할인분양과 취득세 지원 등의 혜택에 힘입어 지난해 여름까지 많이 소진됐지만 속도가 많이 둔해진 게 걱정”이라며 “내년 초 신분당선 연장선 개통을 앞두고 수지구의 분위기 나아지고 있는데, 악성 미분양분도 주인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고 했다.

강태욱 하나은행 부동산팀장은 “수원 광교신도시 집값이 많이 오른 터라 상대적으로 용인의 주택 가격이 합리적으로 보이는 반사효과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수지구는 신분당선 덕분에 서울 접근성이 좋아지면 수요 유입을 더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용인의 새 분양 아파트 시세가 대단히 뛸 것 같진 않고 최초 분양가 수준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whywh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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