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생물학 저널에 실린 연구에서 러시아 생페테스부르크 주립대학교의 이고르 말라쉬체프 연구원은 처음으로 캥거루의 앞발 쓰임에 관한 연구를 진행해 이같은 사실을 찾아냈다고 AFP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연구팀은 과거 개구리가 도약할 때, 회색 짧은 꼬리 주머니쥐 등의 ‘손 사용’에 관해 연구했었다.
연구 결과 호주 내륙과 인근 타스마니아 섬에 사는 야생 캥거루들은 특정 행동에서 왼손(왼 앞발)을 즐겨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를 만지거나, 잎을 따거나, 나뭇가지를 구부리거나 할 때 왼손이 먼저 나왔다. 왼손잡이는 특히 동부 회색과 붉은색 캥거루 집단에서 많았다.
붉은 목 왈라비는 마치 오토바이의 양손 기어처럼 왼손과 오른손(오른 앞발)의 용도를 달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왼손으로는 움직임의 스킬을 미세 조종하고, 오른손으로는 신체에 힘을 가했다.
말라쉬체프 연구원은 “우리는 두발로 서는 동물들에게서 놀라운 일관성을 관찰했다. 이들은 모두 오른 손이 아니라 왼손 사용을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왼손을 선호하는 이유에 대한 답은 동물의 뇌 속에 있었다. 캥거루 뇌는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신경회로가 부족하며 다른 두발 동물도 마찬가지였다. 말라쉬체프 연구원은 “연구를 시작할 때 기대하지 않았던 발견이다. 우리가 관찰을 진행할 수록 야생에선 왼손을 더 쓴다는 새롭고 흥미로운 사실이 보다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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