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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화 변호인단, 삼성물산-엘리엇…첫 법리공방…1승 주인공은 누구?
삼성물산과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가 19일 법정에서 맞붙었다. 삼성물산은 국내 최대 로펌의 전관 출신이 포진한 변호인단을 내세웠고, 엘리엇은 삼성 공격에 인연이 많은 변호사로 맞섰다. 법원의 판단이 다음달 17일 예정된 주총 표대결에서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는만큼 양측은 물러설 수 없는 법리다툼을 벌인다.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19일 오전 엘리엇이 삼성물산을 상대로 낸 주총 결의 금지 가처분 신청 사건의 첫 심문을 진행한다. 재판부는 이날 엘리엇이 제기한 자사주 처분 금지 가처분 사건도 병행심리했다. 앞서 엘리엇은 삼성물산의 자사주 매각절차가 완료되자 자사주 의결권 금지로 신청취지를 변경했다.

삼성물산은 이날 법정에서 호화변호인단으로 방어전에 나섰다.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 18일 밤늦게 국내 최대 로펌 김앤장을 소송대리인으로 정했다면서 변호사 선임계를 제출했다. 삼성물산 변호인단은 서울고법 부장판사 출신인 김용상 변호사(연수원 17기)가 이끈다. 김 변호사는 지난해 횡령배임혐의로 기소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상고심 변론을 맡은 바 있다.

판사 출신인 서정걸(20기)ㆍ김성욱(25기)ㆍ장현주(36기) 변호사도 이름을 올렸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자문을 맡은 임신권(30기) 변호사도 합세했다. 이밖에 조영대(38기) 변호사와 기업지배구조가 전문분야인 최경선 미국변호사도 참여한다.

엘리엇의 법률대리인은 넥서스다. 이날 법정에는 최영익(17기)ㆍ이재우(29기)ㆍ박승진(30기)ㆍ남지선(42기) 변호사가 나섰다. 넥서스는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과 그의 사위인 최영익 변호사가 이끈다. 법조명문가가 운영하는 로펌이지만 번번이 국내 대기업의 대척점에 섰다. 삼성과 인연도 깊다. 최 변호사는 지난 2004년 영국계 헤지펀드 헤르메스가 삼성물산의 경영권 공격에 나섰을 때도 법률대리를 맡았다.

이날 법리다툼의 쟁점은 엘리엇이 주장한 불공정한 합병비율(제일모직 대 삼성물산 1대 0.35)과 자사주 매각 및 의결권 행사의 적법성 여부다. 엘리엇은 주총결의 금지 신청서에도 합병비율을 1대1.6으로 올려달라고 적시했다. 삼성물산 자산이 제일모직보다 3배 이상 많다는 이유에서다.

자사주 의결권 인정 여부도 공방대상이다. 엘리엇의 목표는 삼성물산이 KCC로 넘긴 자사주(5.76%) 지분의 의결권이 되살아나는 것을 막는 것이다. 삼성물산 우호지분을 19.75%에서 13.99%로 되돌리는 것이 주총 표대결에서 중요하기 때문이다.

장외에서 기싸움도 팽팽하다. 엘리엇은 첫심리를 하루 앞둔 18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의 불공정성을 알리는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여론전에 나섰다. 삼성물산은 정공법으로 받아쳤다. 삼성물산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엘리엇이 주주제안한 현물배당 등 안건을 임시주총 의안으로 추가확정했다고 밝혔다.이는 엘리엇의 주주제안을 안건으로 상정해 정면으로 표대결을 벌이겠다는 강수다. 또 삼성물산의 ‘백기사’인 KCC도 제일모직 지분 보유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했다. 엘리엇에 또다른 공격빌미를 전혀 주지않겠다는 취지에서다.

앞서 삼성물산은 글로벌 1위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 크레디트스위스(CS)과 합병 자문계약을 맺는 등 소송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는 지명도 높은 글로벌투자은행의 의견을 법리대결에 반영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합병 당위성을 설득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권도경기자/ 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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