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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 200만원 로스쿨 변호사 수두룩”…‘돈스쿨’ 편견 등 ‘3중고’
[헤럴드경제=양대근ㆍ김진원 기자] “어렵게 로스쿨에 들어왔는데 ‘돈스쿨생’이라고 사회에서 손가락질 받을 때가 제일 힘들어요. 그래도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가 인정받는 날이 올 거라 믿어요.”

지방 소재 국립대 로스쿨에 재학 중인 A(32)씨는 18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기말시험 준비 때문에 한 달 가까이 하루 3~4시간밖에 잠을 자지 못했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자신을 더 힘들게 한다고 했다.

서울 소재 로스쿨 졸업생인 B(35)씨는 올해 초 황당한 일을 겪었다. 서울 모 중견 로펌의 면접에서 희망연봉을 월 300만원으로 적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희망연봉을 낮게 적은 지원자부터 채용이 됐던 것이다. B씨의 동기들 중에는 세금을 떼면 월 200만원도 못 버는 변호사도 수두룩하다.

사진=헤럴드경제DB

올해로 출범 7년째를 맞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생들이 법조계 불황과 차별, 그리고 사회적 편견이라는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에는 정치권과 대한변호사협회(변협)를 중심으로 ‘사법고시 존치’ 논의까지 본격화하면서 로스쿨 제도라는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로스쿨생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법조계 내 ‘보이지 않는 차별’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사법고시 출신과 로스쿨 출신은 처음 받는 월급에서부터 차별을 받는다.

법조계 관계자는 “대형 로펌이냐 일반 법률사무소냐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초임 기준으로 사법고시 출신과 로스쿨 출신은 대략 월 50만원에서 100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다.

급여뿐만이 아니라 근무할 때도 마찬가지다. 같은 로펌에서 근무를 하더라도 사시 출신과 로스쿨 출신이 같이 식사를 하거나 어울려 활동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로 통한다.

법조계에 불어닥친 불황도 로스쿨생을 옥죄고 있다. 변호사 합격자 증가로 구직 희망자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일감 한파가 지속되면서 개인사무소부터 대형로펌까지 신규 변호사 채용 규모를 대폭 감축하거나 아예 채용을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일부 졸업생들은 정규직을 포기하고 일반 계약직 직원으로 취업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돈스쿨’, ‘현대판 음서제’라는 사회의 따가운 시선도 마찬가지다.

법조 화합을 위한 대의원 협의회 사무총장인 임지영 변호사는 “이미 로스쿨에서 사회적 취약 계층에 대해 배려가 이뤄지고 있다”며 “로스쿨의 문제점을 정책적으로 보완해 가야지, 로스쿨 제도 자체가 문제가 많은 것처럼 여겨지고 이런 제도를 거쳐서 배출된 법조인은 능력에서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차별받는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이들이 사법시험 폐지론을 앞세워 집단행동에 나선 것도 차별대우를 없애 보려는 몸부림의 일환이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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