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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스타트업에 반한 글로벌 큰 손①> ‘김치펀드’ 조성한 500스타트업
[헤럴드경제(샌프란시스코)=황유진 기자]“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하는 ‘O2O 서비스’ 시장과 ‘e-스포츠’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주목하고 있습니다. 서울이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성장하기를 기대합니다.”

실리콘밸리의 글로벌 액셀러레이터(창업지원 전문기관) 중 하나인 ‘500스타트업(500startups)’의 채종인(팀 채) 파트너를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 현지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서울이 향후 5년 안에 아시아의 실리콘밸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네트워크와 시스템을 갖춘 500스타트업이 훌륭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

500스타트업은 페이팔 마케팅 디렉터 출신이면서 페이팔 마피아의 일원인 데이브 맥클루어(Dave Mcclure)가 만든 대표적인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중 하나다. 미국 및 글로벌 투자를 진행하는 메인 펀드 이외에도 동남아시아 지역의 ‘두리안 펀드’, 태국을 중심으로 한 ‘툭툭 펀드’ 등 다양한 지역 기반 투자 펀드를 조성해 될성부른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역할을 한다.

아울러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1년에 3번 지원사업(배치ㆍbatch)을 진행해 스타트업이 필요로하는 네트워킹과 멘토링 등의 영역까지 실질적으로 돕는다.

채 파트너는 지난 2월부터 한국의 스타트업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165억원 규모의 ‘김치펀드’를 조성했다. 김치펀드는 성공 가능성이 있는 한국 스타트업에 1억 원 내외의 초기 투자 및 필요에 따라 후속 투자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잠재력있는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시 교두보를 마련해 주겠다는 전략이다.

한국에서 태어났으나 10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간 그는 지난해 한국을 방문했다가 가능성이 커 보이는 국내 스타트업을 여럿 만났다.

채 파트너는 “작년 10월에 한국을 방문해 10일 동안 머물면서 총 100여 개의 스타트업과 인터뷰를 가졌다. 가능성 있는 스타트업이 한국에 많이 있다는 생각을 했고 데이브와 이야기를 나눈 끝에 ‘김치펀드’가 만들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 자신도 13살 때 첫 창업을 시작하면서 일찍부터 스타트업계에 발을 들인 이력이 있다. 기술 분야에 관심을 갖고 대학 시절에는 테크아트 매니지먼트를 공부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지난 2013년 사내 기업가 프로그램의 일환인 EIR(Entrepreneur in Residence)에 참여하면서 500스타트업에 투자 담당 파트너로 합류하게 됐다.

투자를 결정하는 기준은 명확하다. 내실 없이 규모만 키운 스타트업 보다는 적더라도 충성도 높은 사용자를 확보한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데 중점을 둔다. 관련 시장이 어느정도 성숙 하고, 회사도 론칭 단계는 넘어서 네트워크 및 멘토링 지원을 빠르게 흡수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눈여겨 본다. 최근 채 파트너가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시장과 e-스포츠 영역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미션(Mission st.)가에 위치한 500스타트업 사무실. 잠재력 있는 글로벌 스타트업들이 함께 아이디어를 나누며 회사를 성장시키는 공간이다.

그는 “배치 12(김치펀드 1호팀)에 선정됐던 배터리 충전 서비스 업체 ‘플러거’의 경우 대표적인 O2O 서비스 업체”라면서 “이미 GS25나 CU같은 편의점과 연계해 매출이 발생하고 있고, 향후 다른 스타트업의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파일 공유 서비스를 하는 ‘선샤인’에 투자한 것은 미래 가치 때문이었다”면서 “향후 1-2년 안에 미국 내 모바일 네트워크가 더 발달되면 충분히 글로벌 시장으로 영역을 넓혀 나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채 파트너는 “스타트업이 100개 있으면 그 중 5개만 기회를 가질 수 있는게 현실”이라면서 “스타트업계는 겉은 딱딱하지만 안은 스페셜한 오이스터(oysterㆍ굴) 같은 곳이고, 500스타트업의 임무는 내실있는 스타트업을 제대로 파악하고 발굴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게끔 도와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hyjgo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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