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중·고교 잇단 휴업휴업> 학생들 PC·노래방등 위험지대로
WHO 수업재개 권고…전문가들도 “상대적 건강한데…남발은 문제”…
“일부 교육감 포퓰리즘”논란도



메르스 확산 여파로 휴업에 들어가는 중ㆍ고등학교가 늘고 있다. 하지만 영ㆍ유아나 어린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건강한 청소년층이 다니는 중ㆍ고교들이 고민 없이 휴업을 남발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교육ㆍ의료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우리나라에 조사단을 파견한 세계보건기구(WHO)도 지난 9일 “세계 어디서든 학교가 메르스 바이러스의 전파와 관련이 있었던 적이 없었다”며 휴업 학교에 수업 재개를 권고했다. 이에 대해 지난해 주민 직선으로 뽑힌 교육감들 중 일부가 포퓰리즘에 빠져 휴업을 남발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휴업한 학생들, 학원ㆍPC방ㆍ노래방 등 ‘사각지대’로=전국 중ㆍ고교의 휴업률은 각각 11.0%(3196곳 중 351곳), 9.3%(2375곳 중 221곳)이다. 전체 교육기관의 휴업률 12.9%(20973곳ㆍ교육부 교육통계 기준)보다는 낮다.

문제는 휴업 중인 중ㆍ고교 학생들 중 상당수가 휴원ㆍ휴강하지 않은 학원에 가서 수업을 듣거나 PC방, 노래방 등에서 시간을 보내는 데 있다. 이들 장소는 교육당국에서도 ‘메르스 사각지대’로 보고 특별히 주의를 요구하고 있는 곳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8ㆍ9일 메르스 발생 관련 3ㆍ4차 긴급 대책회의를 가진 뒤 학원에 휴강을 적극 권고하고, PC방에는 손 소독제 비치, 마스크 착용, 규칙적 환기 등 개인 위생관리 사항을 철저히 준수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학원, PC방, 노래방 등은 교육당국의 행정력이 학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치지 못하는 곳이다. 학원 관련 법령에는 휴원ㆍ휴강을 강제할 수 있는 조항이 없고, PC방, 노래방 등은 교육당국의 소관에서 벗어나 있다.

고교생 자녀를 둔 서울 송파구의 한 학부모는 “휴업한 아이들이 PC방, 노래방 같은 곳을 거거나 학교 운동장에서 노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혹시나 메르스 바이러스에서 노출될 우려도 있는만큼 차라리 학교에서 수업을 받는 것이 낫다”고 지적했다.

지난 9일 대책 회의 뒤 열린 브리핑에서 박백범 서울시부교육감도 일괄 휴업령을 내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 “휴업을 권고한 강동ㆍ송파구, 강서ㆍ양천구 학교들의 경우 학생을 보호하는 것이 좋겠다는 학부모와 교장의 요청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의료계 “병원 내 감염 국한”ㆍ교육계 “학교 내 보건교육이 더 안전” 지적=의료계에서도 ‘메르스 휴업’ 확산에 대해 자제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메르스는 의료기관 내 감염을 통해전파됐을 뿐 지역사회 감염 사례는 나오지 않아 안심해도 된다는 것이다.

WHO 조사단은 “지금까지 증거를 보면 한국의 메르스 발병은 중동지역 병원에서 일어났던 것과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며 학교들의 휴업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김우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어린들 사이에서 주로 발생했고 학교가 감염 전파의 온상이라 휴교, 휴업령이 타당했으나 메르스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교육계 일부에서는 이 같은 ‘휴업 남발’이 직선 교육감들이 인기를 의식했기 때문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교육감들이 휴업 결정 요인 중 학부모 요구에만 경도돼 사실상 학교들에게 휴업을 강요하는 것 같다”며 “학사일정 차질 문제도 있을 뿐더러 휴업을 철회하고 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보건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