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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세대ㆍ연립 전셋값, 매매가 턱밑…전세가율 사상 최고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빌라 매매가는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10% 올랐는데 전셋값은 지난 1년 사이에만 20~30%가 올랐어요. 매매가는 거북이마냥 느릿하게 오르는데 전세가는 토끼마냥 거북이를 꽁무니를 뒤쫓는 상황이죠. 매매와 전세가 갭이 거의 없어요.” (강동구 길동 A공인 관계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전체가 전세난 홍역을 치르면서 주택 유형을 가리지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오르고 있다. 서민들을 위한 ‘저렴한 전세’의 대명사로 통했던 다세대ㆍ연립주택의 전세가도 만만하지 않은 수준이 됐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연립주택의 전세가율은 65.3%로 기록됐다. 관련 통계를 집하기 시작한 2011년 6월 이후 최고치다. 강북지역만 놓고 보면 66.1%, 강남지역은 64.4%로 강북쪽이 조금 더 높았다.

다세대ㆍ연립주택의 전세가율이 지난달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택이 밀집한 지역에서는 전세가율이 80%를 넘어선 상태다. 사진은 강동구의 주택밀집 지역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평균적인 수치일 뿐 단지별로는 더 높은 곳이 많다. 예를들어 강동구는 고덕주공 2ㆍ4단지 수천세대가 동시에 이주대열에 나서면서 다세대 연립 전세가율이 고공행진을 기록하고 있다.

중개업소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강동구 주택의 전세가율은 이미 80%를 훌쩍 넘는다.

천호동 천동초등학교 주변에서 방 3개, 욕실 2개를 갖춘 전용 70㎡ 내외의 신축빌라의 매매가는 3억원선인데, 전세가는 최대 2억8000만원에 달한다. 비슷한 면적이지만 준공된 지 10년이 넘은 빌라는 매매가가 2억80000만원에 전셋값은 2억5000만원 정도다.

빌라 가격이 1000만~2000만원 정도 더 비싼 길동에서도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는 2000만~3000만원에 그친다.

현장의 중개사들은 “집 찾는 사람들은 전세만 고집하고 집주인들은 월세를 원하는 부조화가 근본 문제”라고 강조했다.

천호동 롯데공인 이상률 사장은 “전세자금대출이 낮은 금리에 잘 나와있으니 전부 다 대출 받아서 전세로 살려고 든다. 은행이자가 싼데 매달 월세 내면서 살 사람이 누가 있겠냐”며 “월세로 나온 매물은 많은데, 1년 넘게 못 나가고 비어있는 집도 많다”고 했다.

이런 분위기는 저층 다세대ㆍ연립주택이 많은 강북구와 관악구 등도 마찬가지다. 이들 지역 다세대ㆍ연립 전세가율은 이미 80%를 웃돈다.

서울시 자료를 보면 2010년 기준 아파트를 제외한 다가구ㆍ다세대 주택의 비중은 강북구 63%, 관악구 54% 수준이다. 이들 지역에선 전세수요가 다세대, 연립으로 집중되는 까닭에 전세가가 크게 올랐다.

강북구 미아동에 있는 C중개업소 관계자는 “미아역까지 걸어서 5~10분 정도 걸리는 전용 66㎡ 내외의 빌라 매매가가 2억4000만원 내외인데 전세금은 2억~2억2000만원 정도까지 치고 올라온 상태”라며 “2000만~3000만원만 보태면 아예 집을 살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동산114가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서울의 다세대ㆍ연립 평균 전세금액은 1억4052만원으로 나타났다. 4년 전에 비해 평균 3000만원 가량 오른 것이다.

부동산114 서성권 선임연구원은 “매년 큰 폭으로 아파트 전셋값이 뛰면서, 기존의 아파트 전세수요가 ‘하향 필터링’ 흐름을 보이면서 다세대, 연립주택으로이동했다”며 “서민들의 임대차 주거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whywhy@heraldcorp.com


서울 다세대·연립 ㎡당 전세금(만원)

2011 2012 2013 2014 2015

213 244 262 287 311

*국토부 발표 전세 실거래가 분석. 매년 1분기 기준 자료:부동산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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